모터를 카메라모듈로, 인덕터를 소형 스피커로.
제조원리가 비슷한 제품들로 탈바꿈하는 부품 컨버전스가 유행이다. 부품업체들이 기존 제품 원리로 응용이 가능한 휴대폰·디스플레이 부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품목을 일시에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은 제조업의 특성상 같은 원자재를 가지고 부가적으로 생산하던 제품이 효자노릇을 하는 셈이다.
업체 관계자는 “휴대폰이나 디스플레이 부품 시장이 큰다고 해도 기술력 없이 무작정 뛰어들기는 힘들다”면서 “기존 기술로 응용가능한 부품을 찾아야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메라모듈의 구동파트인 줌, 자동초점, 셔터 등은 렌즈를 움직여야 하는 모터와 비슷한 원리로 구현된다. 스피커도 코일과 마그네틱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인덕터와 비슷한 원리다. 또, 디스플레이 부품에서는 도광판 생산기술을 보유한 금형업체가 백라이트유닛업체로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진동모터업체로 알려진 씨티전자(대표 장헌주)는 최근 카메라모듈 사업에 진출했다. 카메라모듈의 자동초점(AF), 줌, 셔터는 렌즈의 일부를 움직일 수 있도록 모터의 재료를 재배치해 기능을 구현한다. AF와 줌은 코일을 원통형으로 배치해 자기장을 일으키는 솔레노이드 방식으로 렌즈를 움직인다. 이와는 조금 다른 셔터도 마그네틱과 코일을 평판에 재배치해 구동한다는 점에서 모터의 원리를 응용한 방식이다. 씨티전자 성부환 이사는 “모터 제조를 하면서 초정밀 소형 제조기술을 축적했기 때문에 카메라모듈 사업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표면실장 소형스피커를 개발한 코일마스타(대표 차권묵)도 인덕터를 제조해 오다 올 초에 스피커 사업부를 신설했다. 인덕터는 코일에 흐르는 전류를 변환시키는 용도로 사용하고 스피커는 전류를 운동에너지 즉 소리로 변환시키는 것으로 원재료가 같고 제조공정이 비슷하다. 차권묵 사장은 “마이크로 스피커는 휴대폰이나 PDA 등 모바일에 들어가기 때문에 시장이 커지고 있어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부품업체인 레이젠(대표 태성길)과 우영(대표 박기점)은 금형업체로 출발해 백라이트유닛 제조업체로 발전했다. 백라이트유닛 제조는 램프, 프리즘 시트와 확산시트 등을 조립하는 것이지만 원가절감을 위해 프리즘 도광판을 만드는 것은 금형 기술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레이젠 태성길 사장은 “백라이트유닛의 경쟁력은 얼마나 싼 백라이트유닛을 제조할 수 있느냐에 있다”면서 “원가를 절감시키는 프리즘 도광판이나 확산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패턴기술과 나노공정 기술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