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스페인 시장 진출로 3세대(G) WCDMA 유럽 단말기시장이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단기간 내 폭발적인 수요증가가 일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내년엔 글로벌 통신서비스사업자들이 3G서비스에 앞다퉈 나설 예정이어서 시장선점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NEC·노키아·모토로라·지멘스 등이 단말기를 내놓았고, 우리나라의 삼성전자·LG전자도 내놓았다. 내년 초에는 팬택계열도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글로벌 휴대폰 단말기업체들이 조만간 WCDMA폰 생산대열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배경=무엇보다 신규 시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그동안 휴대폰 시장은 모노에서 컬러로, 컬러에서 컨버전스 형태로 많은 변화를 거치면서 고객들을 유인했으나 차세대 휴대폰의 출시를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강구해온 게 사실이다. 따라서 새로운 서비스의 출현과 이에 따른 단말기 교체 수요에 휴대폰업체들의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글로벌 기업 간 경쟁 격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의 탈출구로서는 하이엔드 WCDMA폰이 적격이다. 로엔드 부문의 수익성 악화를 만회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기술 흐름에 따른 변화를 거부하고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진다.
서비스사업자들의 전국망 커버리지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 그동안 관망세를 보여왔던 서비스사업자들이 새롭게 3G WCDMA 시장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이미 일본과 스웨덴·호주·홍콩 등은 전국망 커버리지 비율이 90%를 넘어섰다. 영국도 현재 70%를 넘어섰고 아일랜드도 85%를 넘어섰다. 이탈리아·오스트리아·스페인·프랑스 등은 50%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지속적으로 커버리지 비율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내년을 기점으로 전국망 구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SK텔레콤·KTF 등이 각각 6000억원, 3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전국망 구축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업자들이 나서나=일본에서는 이미 NTT도코모가 전력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미 99%의 전국망 커버리지를 확보했고, 가입자도 300만명을 넘어섰다. 내년에는 가입자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SK텔레콤과 KTF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SK텔레콤이 더욱 적극적이다. 유럽에서는 허치슨이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LG전자로부터 400만대의 3G폰을 공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했고, 추가 도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렌지도 LG전자와 공급계약을 했고, 보다폰·T모바일과도 한국의 업체들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보다폰은 이미 삼성전자와 초기 물량 공급계약을 했다. 스페인의 텔레포니카도 우리나라의 휴대폰 대기업과 초기 물량을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했다. 북미지역 최대 사업자인 싱귤러도 내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하가기로 하고 이달 중 단말기 공급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망=2.5G폰에 이어 새롭게 3G 휴대폰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내년에 2.5G 계열의 카메라폰이 여전히 주력시장으로 남아 있겠지만 하이엔드 유저를 중심으로 3G폰에 대한 욕구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3G서비스를 바탕으로 NEC가 3G단말기 시장 1위에 올라 있고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허치슨에 대량 공급한 실적을 바탕으로 연말께면 1위 업체로 올라설 전망이다. WCDMA시스템 시장의 선점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에릭슨·노키아·지멘스·노텔 등 4개사가 전체시장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세계적인 리서치 기관인 마인드브랜치 아시아퍼시픽은 내년 3G 가입자 규모를 3800만명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 등 국내 휴대폰업체를 포함한 노키아·모토로라·NEC 등 글로벌 휴대폰업체 간 3G시장을 놓고 벌이는 선점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박승정·김원석기자@전자신문, sjpark·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