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산업계 `급한弗`끈다

환율이 50개월 만에 달러당 1110원선 아래까지 급락하면서 산업계가 초비상이다.

 수출업계는 특히 일부 수혜업종을 제외하고는 계속되는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채산성 악화와 물량 감소를 우려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전자 등은 달러표시 수출비중이 크고 부품 국산화율이 높아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수출경쟁력을 갖추고 환 위험관리 능력을 보유한 일부 대기업은 큰 타격을 받지 않겠지만 내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출증가세마저 둔화될 경우 중소가전, 자동차부품업체들의 경영난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 주력기업들 역시 경영 계획 수립과 환율 방어에 애를 먹고 있다.

 삼성은 올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의 총 수출이 377억달러에 달해 환율이 100원 떨어지면 3조7700억원의 수입이 줄어드는 셈이다.

 삼성은 내년 경영계획 수립과 관련, 지나치게 비관적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경제성장률과 원·달러 환율, 유가 등의 지침에 관해 함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환율이 100원 떨어지면 수출이 1조2000억원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 1달러당 1000원에서도 버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결제수단별 비중은 달러 70%, 유로화 20%, 엔화 10%로 사업부별로 환율이강세를 보이고 있는 통화로 결제하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

 LG그룹은 연말까지 환율이 1100원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LG전자, LG필립스LCD, LG상사 등을 중심으로 헤지 비율 확대, 결제통화 다변화 등을 통한 환위험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계열사별로 환율 전망치 조정에도 착수했다.

 LG전자의 경우 헤지 비율을 늘리는 것 외에 유로화 결제비중을 확대하고 외화예금 및 매출채권을 줄여 환율하락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달 단위로 환율전망을 받아 수출입 결제수단을 결정해오던 것을 바꿔 매일 환율 전망을 점검하고 있으며, 외화의 수입과 지출을 시기적으로 조정해 환차손을 가급적 줄이기로 했다.

 현대차는 올해 경영목표 달성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최근과 같은 원화의 초강세 흐름이 계속될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전반적인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선물환 등을 이용한 통상적 환 헤징으로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가급적 유로화 결제를 늘리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의 환율 추이를 내년도 사업계획에 반영해 기준 환율을 1050원으로 올해보다 더 낮게 잡을 계획이다.

 LG화학은 최근과 같은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 수출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보고판매가 하락으로 발생하는 매출 손실을 우선 물량을 늘려 커버하고 환차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채권을 조속히 회수할 계획이다.

 효성은 내년 기준환율도 1120원선에서 잡고 범용 원사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를 늘리고 유로화 결제 비중을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중이며 포스코도 환율하락 장기화에 대비, 원자재 구입선 다양화와 고부가 강판수출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단기적 방안으로 환선물거래 실시를 실시, 환율하락에 대응하고 있고 보유중인 달러화를 필요 최소 부분만 남기고 즉시 매각해서 원화화하는 절차를 밟고 있으며 유럽쪽 거래는 전부 유로화 결제를 실시하고 있다.

 <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