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러플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한국 대학의 연구교육은 기업가 정신 등 개척자 정신이 결여돼 있다”며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러플린 총장은 9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위기 극복을 위한 기업가 정신’이란 주제의 강연을 갖고 “한국 학생들의 역량은 스탠퍼드대 학생들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하고 “대학의 연구 어젠다가 기업가 정신이 아닌 기술적 스킬 배양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공대의 존립근거는 기술적 트레이닝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에게 기업가 정신, 개척자 정신, 유연성 등을 배양하는 데 있다”며 개척자 정신을 강조했다.
러플린 총장은 또한 “교육도 시장의 동력에 반응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게 된다”며 “교육의 실질적 구매자인 학부모의 의견을 귀담아야 하며 학생들의 수요를 맞출 수 없는 커리큘럼은 폐지하고 상품을 바꿔야 학생들을 이공계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의미에서 KAIST의 경쟁상대는 서울대가 아니라 연세대나 고려대 등 사립대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KAIST의 학생·시설 수준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학생과 교직원의 자질은 매우 좋지만 시설은 내가 원하는 것보다 수준이 낮다”면서도 “하지만 빌딩의 질이 좋으면 연구의 질은 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연구장비 부족은 큰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