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머독 뉴스 코프 회장이 적대적 인수합병(M&A) 기도에 맞서 ‘독약’ 처방으로 불리는 방어대책을 마련했다.
뉴스 코프는 미디어 투자업체인 리버티 미디어의 자사 지분 확대 움직임과 관련, “리버티의 지분이 15%를 넘을 경우 나머지 주주들에게 반값에 주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뉴스 코프는 성명에서 “리버티의 지분매입은 전혀 협의도 없었고 사전 통보도 없었다”면서 “주주들에게 최선의 이익을 보장해주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뉴스 코프가 제시한 경영권 방어대책은 ‘주주권리 프로그램’으로 불리며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위험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독약’ 처방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지난 99년부터 뉴스 코프에 지분 투자하며 머독 회장이 위성TV 업체인 디렉TV 등을 인수하는 것을 도왔던 리버티 소유주 존 맬런은 지난주 투자업체 메릴린치가 보유하고 있는 뉴스 코프 주식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맬런은 향후 6개월 내에 뉴스 코프의 의결권있는 주식 보유비율을 현재의 8%에서 최대 17%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가족들과 함께 뉴스 코프 주식 30%를 소유하고 있는 머독은 본사를 호주에서 미국으로 이전했으며 제임스와 래칠란 등 두 아들에게 경영권을 넘기기 위한 준비를 해 오고 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