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공단은 10일 ‘전사 프로세스 관리체계 및 핵심업무 워크플로 구축사업’을 위해 업무프로세스관리(BPM) 업체를 선정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우선적으로 △열사용 기자재검사 △합리화 자금 추천 △에너지 효율관리 등 3개 분야의 핵심 민원업무와 성과관리업무에 BPM을 활용할 예정이다. 공단 측은 향후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워크플로 적용 범위를 전사업무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BPM을 도입하려는 공공기관이 늘고 있다. 그동안 금융·통신 분야의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돼온 BPM이 공공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공공기관들이 민원처리 업무뿐만 아니라 각종 내부 업무 프로세스의 관리표준 확립을 통해 공공업무를 혁신하려는 데 따른 것이다.
◇국내외 공공기관 잇따라 도입=지금까지 공공기관이 BPM을 도입한 사례는 10여건에 이른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상반기에 성남향토문화대전 편찬시스템 구축사업에 BPM을 도입했다. 한국전기연구원(실험검사 업무프로세스 자동화 구축사업)·한국해운조합(정책관리시스템 구축 사업) 등이 BPM을 구축했다. 또한 코트라(KOTRA)와 특허청은 이미 BPM을 운용하고 있으며 무역협회와 산업자원부도 최근 BPM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엄격히 말하면 국내에서 공공기관의 BPM 도입은 이제 막 시작 단계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상당히 진척돼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국세청(IRS)·연방정부 교통부·국립보건원·상무부 산하 표준기구 기술연구소·항공운항관리국 등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에는 영국의 내셔널갤러리도 핸디소프트의 ‘비즈플로우 BPM’을 도입한 바 있다.
핸디소프트의 오석주 상무(영업총괄 본부장)는 “공공기관에서 현재 BPM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BPM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곳만 해도 10여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투자대비효과(ROI) 높다=현재 BPM을 활용하고 있는 공공기관은 BPM의 ROI가 높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가 해양수산부와 코트라다. 해양수산부는 BPM을 기반으로 한 전자민원처리시스템을 7월부터 1차로 운용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340종의 법정민원 업무프로세스를 분석해 전자적 처리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BPM 시스템을 활용해 해양수산부 내부 민원처리 프로세스를 자동화했다. 민원인에게 웹사이트 및 e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민원처리 진행현황과 결과를 제공한다.
해양수산부의 강재화 전산서기관은 “내부 민원업무 처리 생산성 증대 및 업무 투명성 제고 효과 등으로 연간 82억4000만원 정도의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트라는 최근 무역협회나 산자부가 BPM을 도입하면서 벤치마킹한 사이트다. 코트라는 2003년부터 BPM을 활용한 고객관계관리(CRM)를 운용해왔다. 해외시장 조사업무, 지사화사업, 수출상담회 등 7개 핵심업무를 BPM으로 관리하고 있다.
코트라의 박종식 정보시스템운영팀장은 “고객만족도 점수가 70점에서 80점으로 높아졌으며 회원수도 20% 가량 늘어났다. 고객 관리 업무 등 프로세스에 의해 처리되는 업무는 BPM을 활용하는 것이 높은 효과를 낼 것이다. 공공부문의 BPM 확산은 하나의 추세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산 BPM 업체 기대 커=공공기관들이 BPM을 도입하는 예가 늘어나면서 국산 BPM업체들이 거는 기대도 크다. 공공이란 특수한 상황속에서 아무래도 국내 환경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국산 업체들이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계산에서다.
실제로 핸디소프트(대표 김규동), 미라콤아이앤씨(대표 백원인), 리얼웹(대표 김종귀) 등은 공공 부문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핸디소프트는 공공부문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그룹웨어와의 연동성을 최대한 살리며 기업들의 BPM 구축을 통해 확보한 컨설팅력을 무기로 삼고 있다.
미라콤아이앤씨는 대규모 독립적인 공공분야 BPM프로젝트에 대한 준비로 기존 대검찰청, 문화관광부 등 기존 EAI 공공분야 레퍼런스를 토대로 영업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리얼웹은 기관별로 이미 도입된 신전자문서관리시스템과의 메일 및 지식관리 연동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확보를 통해 BPM 시스템 구축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