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가 작년에 비해 2계단 하락하고 삼성전자의 기업 브랜드 가치는 SK텔레콤, 현대자동차, KT, LG전자 등 4개 기업의 가치를 더한 것과 맞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 브랜드 및 기업 브랜드 가치를 평가해온 산업정책연구원(이사장 조동성)은 미국 디자인경영연구소, 디자인브랜드경영학회와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2004년 국가 브랜드 조사결과 전체 조사대상 36개국 중 한국이 약 3700억달러의 가치를 보이며 1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는 2단계 하락한 수치로 올해 새로이 조사대상에 추가된 홍콩이 11위를 차지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산업정책연구원 측은 “2002 한일월드컵 이후, 국가 브랜드에 대한 심리적 친근도가 급격히 떨어진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약 3조2000억달러로 지난해에 이어 부동의 1위를 차지했고, 독일과 일본이 각각 1조7000억달러와 1조달러로 뒤를 이었다. 올해 처음 조사대상에 포함된 홍콩은 단숨에 11위를 차지했고, 벨기에가 한국을 대신해 톱 10에 진입했다.
기업 브랜드 가치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3조원 가량 높아진 21조7000억원으로 2년 연속 최고의 기업으로 선정됐다. 그 다음으로는 SK텔레콤(8조1900억원), 현대자동차(6조5000억원), KT(5조5000억원), LG전자(3조2000억원)로 조사됐다. LG전자는 포스코와 자리를 바꿔 5위로 올랐으며 KTF와 삼성SDI는 각각 1계단씩 내려갔다. 가전 제품별 브랜드에서는 냉장고(지펠), 세탁기(트롬), 휴대폰(애니콜), 에어콘(휘센), TV(파브) 등의 순위가 1년 동안 바뀌지 않았다.
조동성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은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치중해온 수출 위주 성장정책에서 벗어나 관광 및 문화상품의 경쟁력과 비가격 경쟁력인 브랜드와 디자인을 육성하는 정책이 시급하다”며 “또한 단기적 관심과 투자가 아닌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국가 브랜드 활용방안에 대한 전략적 모색과 전문적인 관리시스템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산업정책연구원이 발표한 국가 브랜드 가치는 해당 국가의 최근 3개년 제품 및 서비스 수출액, 관광수입 등과 국가 경쟁력 지수 그리고 세계 65개국 650명을 대상으로 한 심리적 친근도 요인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 브랜드 가치’는 매출·영업이익률 등 재무적 측면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지도·연상·지각된 품질 등 20여개에 달하는 브랜드 관련 설문결과를 토대로 산출됐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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