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P 품질 2% 채워라

‘PMP, 2%가 부족하다’.

차세대 휴대형 디지털기기의 대표주자로 PMP가 주목을 얻고 있으나 아직 제품별로 충분한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디엠테크놀러지·디지털큐브·레인콤·삼성전자·이레전자 등이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간데 이어, 20여 개 기업이 출시 준비를 서두르고 있어 올 연말경 ‘춘추전국’ 시대를 맞이할 전망이다.

 그러나 제품별로 장단점이 있는만큼 선택에 유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파일 변환이 한 시간(?)=A사 제품은 파일 변환에만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 보통 동영상 재생시간이 90∼120분인 것을 감안하면, 영화 보는 시간만큼 파일을 변환해야 한다는 셈이다. 이는 디코딩 칩세트가 특정 파일만 지원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다. A사가 사용하고 있는 TI 칩세트의 경우 MP3로 인코딩된 파일만 읽을 수 있다. 인터넷에 유포되는 디빅스(DivX) 동영상은 AC3, DTS, MP3로 인코딩된 파일이 대부분. 각 비중은 60-30-10으로 AC3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결국 이제품을 사용할 때 소비자는 AC3나 DTS 파일을 보려면 칩세트에서 인식할 수 있는 MP3로 변환해 줘야 한다. DivX, XviD 형식 파일의 경우에는 해상도가 640×480을 넘는 XviD 역시 재생이 불가능하다.

 ◇한글 자막이 없고 확장성도 부족=B사에서 최근 선보인 PMP는 한글 자막이 나오지 않는다. 자막파일이 동영상파일에 붙어있다면 상관없지만, 자막파일과 동영상 파일이 별도 파일로 존재할 경우에는 한글 자막을 볼 수 없다. 문제는 인터넷에 올라있는 영화파일 대부분이 자막과 동영상파일로 구분돼 있다는 것. 따라서 이 PMP에서 한글자막을 보려면 한번의 변환작업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CE에서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확장성에 대한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C사의 PMP는 동영상 재생은 뛰어나지만 USB 드라이브나 저장기능은 떨어진다. 또 D사의 PMP는 용량이 작아 영화 한 편만 저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D사는 용량을 2배로 늘리고 있지만 이 역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금은 시행착오의 과정=PMP시장은 월 2000∼3000대 정도로 아직은 초입이고, 개선될 부분도 많다. 작은 액정에 동영상을 담아야 하는 만큼, 기술적인 제약사항도 많기 때문이다. 또한 충분한 기능제공을 위해서는 가격부담도 작용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업체들이 잇따라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보다 근원적인 입장에서 제품 성숙도를 높이려는 노력도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