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서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조리기기 등 생활가전을 총괄하고 있는 디지털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이하 DA사업본부)가 용감해졌다.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개발은 물론 최고가의 생활가전 제품 출시도 주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DA사업본부 수장은 이영하 부사장.
LG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대 용량인 13kg 드럼세탁기와 조리시간이 3배 당겨진 광파오븐을 내놓더니 8월 와인냉장고, 9월 가로 900㎜의 냉장실을 갖춘 양문형 냉장고, 11월 불꽃을 없앤 가스오븐레인지 등 기존에 볼 수 없던 신개념 생활가전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한결같이 동일한 품목의 일반 제품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10배 이상 비싼 최고가 제품이다. 현 시장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정책이다. 극심한 불황에 최고가로 승부한다는 극단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위태롭게 보이기도 한다. 이 부사장의 답변은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과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리미엄 가전 시장원천기술 축적과 수익구조 개선, 기존 보유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개발 등의 이점이 있다는 판단이 서면 경쟁사와 달리 과감하게 직접 생산 방식을 추진합니다.”
이 부사장은 선임 이후 지난 2월 공기청정기를, 8월에는 와인냉장고를 직접 생산했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이 되면 공격적인 영업 등을 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자는 정책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LG전자는 자체 집계결과 지난해 에어컨, 전자레인지, 청소기 등으로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 위를 기록했다. 목표는 오는 2007년까지 글로벌 톱 생활가전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것.
이 부사장은 DA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된 특별한 일이 없는 일요일에는 아침부터 마케팅 실무자 한 명과 LG전자 대리점,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을 찾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소비자에게 직접 LG제품을 설명하고 대리점 직원들과 식사를 하는 등 ‘현장’에 살기 위해서.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