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환율 1050원-국민은연구소 보고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2년 이후 달러화 대비 명목환율 절상률

 내년 상반기에 원달러 환율이 1050원선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민은행 연구소는 11일 펴낸 ‘달러화의 하락 배경과 환율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 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약달러화 추세 묵인-개도국 통화 절상 압력 정책을 쓸 수 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올 말 원/달러 환율은 1100원선, 내년 상반기에는 1050원선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02년 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달러화 가치가 12.7%나 하락, 선진국 통화의 경우 22.7% 절하됐지만 개도국에서는 오히려 1.2%의 절상 효과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홍콩 등 많은 개도국들이 자국 통화가치를 달러화에 연동시키고 있는 데다 △97년 외환위기를 경험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의 통화 절상 압력 대상이 개도국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특히 10일 미 상무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9월 무역적자가 516억달러로 8월의 535억달러에 비해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530억∼540억달러로 예상됐던 9월 무역적자가 줄어든 것은 달러화 약세로 인해 수출 증가, 수입 감소 효과가 일어났기 때문으로 앞으로 위안화 절상을 포함한 개도국 통화 절상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보고서는 또 엔달러 환율의 경우는 조금 더 하락할 여지가 있지만 일본 정부가 달러당 105엔 선에서 환율을 방어할 것이라는 구두개입이 지속하고 있어 100엔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손준호 국민은행 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지난 5년간 원/엔 환율이 10.5엔 수준에서 수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1050원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밖에 현재 유럽의 경우 1유로당 1.30달러 수준으로 유로의 대 달러 환율이 상승했지만 물가안정 등 측면에서 1.35∼1.40달러까지는 추가 상승을 용인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 1년 이상 원달러 환율이 1140원 이상에서 유지돼 온 부작용으로 환율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재집권한 부시 정부가 약달러 정책을 더욱 강하게 추진할 가능성, 내년 미국 경기의 예상외 부진 등이 빚어지면 달러가치의 추가적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