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휴대전화 업체들이 지난해 중국발 악재(수요 감소와 동종업체 출혈경쟁)와 내수침체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맥슨텔레콤이 외국계 회사와 새롭게 인수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중견 휴대전화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다시 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초 휴대전화 단말기 업계에서는 인수합병 움직임이 활발했으나 이동통신 서비스업체의 단말기 사업 확대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휴대전화기술의 해외유출에 대한 우려로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이 와중에 일부 업체들은 화의나 법정관리 신청으로 좌절을 겪기도 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맥슨텔레콤은 그동안 중국 장쑤성(江蘇省)에 기반을 둔세박풍통신기술유한공사와 인수의향서(LOI)를 체결하는 등 인수합병 협상을 벌였으나 최근 이를 포기하고 중국 외의 다른 외국계 기업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말기 개발기술에서 상당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30년 역사의 맥슨텔레콤은 한국 중소 휴대전화업체 사냥에 나선 외국기업들의 집중적인 표적이 되고 있으며 SK텔레콤도 연초 인수 가능성을 저울질했으나 여론의 압력으로 중도 포기했다.
국내외 기업들은 특히 인텔의 멀티미디어기능 강화 GPRS칩을 장착한 휴대폰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한 맥슨의 덴마크 연구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맥슨텔레콤의 모회사로 지난 5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세원텔레콤과 지난 7월 법원에 화의를 신청한 텔슨전자도 다음달 이후 인수합병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원텔레콤은 지난 8월 1차 관계인집회에서 계속기업가치(1천200억원)가 청산가치(1천억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 데다 사옥매각과 인력감축을 통한 구조조정과 신규 공급계약 성사 등으로 경영 안정을 되찾았기 때문에 오는 22일 인천지법 파산부에서 열리는 2차 관계인집회에서 법정관리를 최종 인가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세원텔레콤에 대한 국내외 관련업체들의 인수합병 타진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텔슨전자도 오는 12월 법원의 화의인가 결정이 있을 경우 인수합병 협상이 속도 를 낼 전망이다. 현재 중국계 미국 통신업체인 UT스타컴을 비롯해 미국, 중국, 대만기업들이 텔슨전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T스타컴은 텔슨전자 외에도 이미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단말기 전문업체 기가텔레콤의 연구개발 부문을 1천460만달러에 인수했었다. 이밖에 모토로라는 지난 6월 단말기 전문업체 어필텔레콤의 지분 99%를 확보한 데 이어 최근 지분을 완전 인수했으며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통신장비 단말기업체 엠블레이즈는 유럽통화방식의 GSM 단말기 전문업체 이노스트림에 3천1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