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우리 경제는 그간 창의적인 기업가 정신과 근로자들의 노력 등이 어우러져 64년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한 이래 40년만인 지난 10월 22일 수출 20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외국인투자도 지난 10월 누계 1000억 달러를 유치함으로써 선진경제로 진입하기 위한 착실한 행보를 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선진경제 실현을 위해 우리 경제가 극복해야 할 과제 또한 적지 않다. 대내적으로는 지난 95년에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9년간 ‘마의 1만 달러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수출 호조가 내수로 연결되지 못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비수도권과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고유가는 우리 경제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소득 2만 달러의 선진경제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제발전의 패러다임이 과거의 ‘요소투입형’에서 벗어나 ‘혁신주도형’으로 바뀌어야 한다. 혁신주도형 경제발전은 ‘지식과 기술’이 발전의 요체가 되는 경제를 말한다. 우수한 인재양성과 기술혁신을 통해 자동차·조선·철강 등 주력산업의 글로벌 리더쉽을 보다 공고히 하고 IT·BT·NT 등 신성장산업의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또한,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수도권’ 과 함께 ‘지역’이 성장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지역혁신’과 ‘클러스터간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국토 공간상 모든 지역의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함으로써 지역간 불균형을 시정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참여정부의 균형발전정책은 과거 도로·항만 등 인프라 확대위주와 수도권 규제중심의 소극적 정책에서 탈피해 ‘지역혁신체제(RIS)에 기반을 둔 혁신주도형 지역발전’을 정책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지역내 혁신주체 상호간의 네트워킹, 공동학습, 혁신의 창출 및 전파, 성과 향상을 위한 지역혁신체제 구축을 통해 각 지역이 각각의 특성과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특성화 발전전략에 기초한 혁신주도형 지역발전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산·학·연 연계강화 △지역 혁신체계 구축 △지역산업 진흥 △인재양성 및 지방대학 육성 △혁신 클러스터 조성 등을 핵심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첫째, 지역 혁신체계 구축을 위해 각 시·도별로 산·학·연·관이 참여하는 ‘지역혁신협의회’를 구성해 지역 혁신주체들이 공동학습과 혁신창출 등을 통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지방 스스로 자치역량 축적, 혁신 및 기획역량 강화, 주민참여 확대 등을 병행해 나갈 수 있도록 지역 여건에 적합한 다양한 조직과 기구를 민·관 파트너십 형태로 활성화하고 있다.
둘째, 지역의 특성과 성장잠재력에 기반 한 지역산업 진흥을 위해 지역별로 성장유망산업의 인프라 조성, R&D, 기업지원서비스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시작한 부산·대구·광주·경남 등 4개 지역 2단계 지역산업진흥사업과 200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대전·충청·전라·제주·울산·경북·강원 등 9개 지역사업은 지역산업진흥이 지역혁신체제내에서 상호 긴밀히 연계되어 성과가 극대화되도록 운영체계를 보완했다.
셋째, 우수한 인력양성과 산학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학과 기업간의 연계를 강화하고 맞춤형 교육, 기업수요와 변화에 부응하는 교과개편 등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 지역 인적자원개발, 산학협력인력 양성(예: 만도기계-경북대, LG전자-부산대 등)을 통해 지역혁신 인력을 양성해 나가고 있다. 또한, 지역특화산업과 연계된 R&D 역량을 확충하기 위해 산학협력 중심대학과 지방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고 있으며 산학 일체형 연구개발과 교육훈련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넷째, 생산기능과 연구개발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혁신클러스터를 육성하기 위해 우리나라 수출의 72%, 생산의 49%를 차지하고 있는 35개 국가산업단지 중에서 7개 단지에 대해 우선 시범적으로 혁신클러스터화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또한, 대덕 R&D 특구 조성으로 연구개발기능에 생산기능을 접목하여 기술의 상업화를 촉진하며 오송, 오창 산업단지는 조성단계부터 산·학·연이 함께 어우러져 잘 연계되는 모범적인 혁신주도형 산업단지가 될 수 있도록 해 나가고 있다.
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지역 혁신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나 지역의 자발적인 의지와 성공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산·학·연이 함께 추진해나가는 성장 동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아울러 제도적인 기반도 체계적으로 확충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는 올해에 ‘제1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으며 이 계획은 앞으로 정부가 추진해 나갈 국가균형발전정책의 로드맵이 될 것이다. 이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지역의 혁신역량이 날로 강화되어 갈 때 균형발전을 통한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으로 도약이 이루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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