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금융사인 HSBC(홍콩상하이은행)가 제일은행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향후 인수확정시 양행의 국내 전산시스템 간 통합에 대한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권 및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일은행의 대주주(지분 48.56%)인 뉴브릿지캐피탈이 HSBC와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향후 인수가 기정사실화되면 제2의 씨티·한미 은행간 IT 통합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아직 어떤 것도 확정된 것이 없어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전제하면서도 “인수가 확정되면 두 은행의 전산시스템 간 통합 논의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두 은행의 통합방식은 현재 IT통합 작업을 진행중인 한국씨티은행(씨티·한미 은행 통합명)의 예가 참조모델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싱가포르에 아시아 지역 IT허브센터를 가동중인 씨티은행은 현재 한미은행의 주전산센터를 제1센터로 활용하고 추가로 백업기능까지 수행 가능한 2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통합은행 전산체계의 가닥을 잡고 있다.
HSBC 역시 현재 국내 지점에 프론트오피스 시스템을 두고 아시아 지역본부인 홍콩에 백오피스 시스템을 가동중이다. 이와 관련, 약 2년 전 이미 국내 지점의 IBM AS400을 홍콩으로 이전했으며 본사 차원의 집중화 전략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인터넷뱅킹 서버도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는 HSBC와 제일은행의 전산통합은 제일은행의 시스템을 홍콩으로 이전하는 방식과 제일은행 시스템을 중심으로 HSBC 관련 시스템을 흡수하는 두가지 방식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현실적 여건상 전자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런던에 본사를 둔 HSBC는 유럽, 아시아 태평양, 미주 등 전세계 80여개국에 약 9500개 지점을 가동중이며 국내에서는 서울과 부산을 포함해 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제일은행은 잠실에 주전산센터를 가동중이며 그동안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를 통한 전산시스템 개선과 정보계 업그레이드 작업을 수행해왔다. 내년부터는 계정계 코어뱅킹시스템 개편작업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말 IBM과 약 3년 동안 하드웨어와 솔루션 등 모든 제품을 일정기간 할인, 구매할 수 있는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