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한국MS, 세중 결별 초읽기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와 세중과의 결별이 기정 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한국MS가 최근 세중게임박스를 대신할 총판 선정을 위해 MS 주변기기 유통업체이자 X박스 재판매업체인 테크비지니스 등으로부터 제안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MS의 관계자는 “아직 윗선에서 세종 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며 “실무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중게임박스의 김학선 사장은 철수설에 대해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만 답하고 더 이상의 언급을 회피하고 있지만 한국MS측에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으며 결정은 세중에 달려 있다며 사업철수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아 묘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MS는 현재 세중을 대신할 총판을 저울질하고 있으며 이달 말 세중과의 계약이 완료됨에 따라 이르면 금주 중으로 세중과의 결별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MS가 결별수순을 밟게 된 것은 MS의 X박스 사업을 총괄하는 알렌 보우만 사장과 세중그룹의 천신일 회장 등 양사 고위층이 만나 세중의 진퇴에 대해 논의를 했으나 양측에서 의견이 끝까지 평행선을 달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가 끝까지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은 X박스 하드웨어 마진 문제인데 세중은 타이틀 판매가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밑지고도 파는 X박스의 마진을 상향해줄 것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중이 게임사업을 청산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불협화음이 예상된다. 우선 세중이 세중게임월드에 수십억원을 투자하는 등 그동안 X박스 사업을 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한데 대한 보상 문제가 매듭져야 하고 세중게임월드 내에 입주한 MBC게임 스튜디오 등의 전대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등 많은 걸림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국MS는 세중과의 결별로 시장 진입 초기에는 국내 업체들을 이용하다 어느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 직접 나선다는 세간의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님을 입증하게 된 셈이다.한국MS는 몇개 안되는 서드파티 중 하나였던 YBM시사닷컴을 잃게 됨으로써 가뜩이나 힘이 모자랐던 날개를 한풀 더 꺽이게 됐다. 비록 YBM시사닷컴이 X박스 타이틀만 유통해 온 전문업체는 아니었어도 가물에 콩 나듯 나오는 타이틀을 소화해 줄 유통사가 그만큼 줄어든 다는 데에서 심리적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YBM시사닷컴은 타이틀 유통사업에서 손을 뗀 것은 지난해 부터 적자가 지속되고 재고부담이 10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압박이 심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게임 사업부 매출이 작년 매출의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며 “게임 시장 상황이 해를 더할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불법복제가 워낙 광범위하게 만연해 있다”며 “콘솔 게임 사업을 위한 환경이 안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철수 발표에 앞서 10명의 인력으로 이뤄진 게임사업부를 해체, 일부 인력은 회사내 다른 부서로 이동 배치했고 나머지는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2년 게임유통업에 진출한 YBM은 그동안 굵직굵직한 PC, 플레이스테이션2(PS2), X박스용 타이틀을 배급해왔지만 지난해부터 급격한 시장 위축과 불법복제물 범람으로 적자에 시달려왔다.

콘솔게임 사업에 의욕을 보여왔던 YBM이 시장에서 물러나고 세중게임박스도 X박스 사업을 포기함에 따라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어온 콘솔게임 시장은 더욱 얼어붙게 될 전망이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