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우주여행이 시작됩니다. 각별히 안전에 유의해 주십시오.”
우주 여행을 알리는 기내방송이 끝나자마자 좌석이 요란하게 흔들리더니 광활한 우주의 장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손에 잡힐 듯한 형형색색의 화성과 목성, 토성 등의 행성을 지나 태양계의 끝자락인 명왕성에 이르렀을 때 쯤 갑자기 우주선이 부서질 듯 요동을 치더니 블랙홀로 빠져 들어가며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게이머라면 꼭 한번쯤은 둘러봐야할 곳이 바로 서울국립과학관. 우주체험관, 입체영상관 등 직접 느껴보고 만져보면서 과학을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체험물이 많아 놀이공원 못지 않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서울국립과학관은 1~4층이 상설 전시관이고 5층에는 교실이 자리잡고 있다.
1층 기초과학전시관은 방문객이 직접 작동해보면서 과학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물이 많아 학생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공기압으로 작동하는 연주로봇이 가장 인기다. 같은 층의 입체영상관에서는 2편의 로봇만화도 볼 수 있다.
2층과 3층은 자연사관. 동물, 조류, 어류, 해양동물, 곤충, 광물 등의 견본이 전시돼 있는데 특히 따오기, 개리 등 멸종 직전의 보기 힘든 동물 표본은 꼭 봐야한다. 거울과 착시현상을 이용해 환상을 연출하는 2층의 거울의 방도 빼놓을 수 없다.
4층은 과학기술 명예의 전당. 이곳에서는 장영실, 우장춘 등 유명과학자들의 유품을 접하고 이들의 업적에 대해 상세히 알 수 있다. 4층에서 특히 눈여겨볼만한 것은 우주여행 시뮬레이터. 입체안경을 쓰고 이용하고 좌석이 움직이기 때문에 스릴 만점이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국산 액체추진과학로켓(KSR-III)의 엔진 실물, 아리랑 위성사진으로 특정지역의 아파트까지 확인해볼 수 있도록 해주는 키오스크 등도 4층에서 만날 수 있다.
과학관은 방학중 학생들을 모집해 물리, 화학, 지학, 생물, 컴퓨터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며 사이언스데이 등의 행사도 개최한다.
지난해 215만명이 과학관을 찾았으며 올해는 현재까지 160만명이 다녀갔는데 방문객중 30% 정도가 성인. 입장료가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으로 저렴한데다 어른들도 즐길만한 것들이 많아 가족들끼리 찾기에는 제격이다.
서울국립과학관에 오면 얻을 수 있는 덤. 특별전시관에서는 외부전시업체가 기획한 ‘우주의 신비전’이 열리고 있고 바로 옆에는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창경궁이 자리잡고 있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