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기업의 64비트 서버 수요를 AMD가 독차지하고 있다.
AMD의 주요 서버 파트너사들이 가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닷컴기업에 공급된 옵테론 서버수는 900대에 육박할 정도다. 이 같은 물량은 닷컴기업의 64비트 서버 수요의 90%에 달하는 수치로 추정된다. 닷컴기업들이 기존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도입하는 64비트 서버 부문에서만큼은 AMD가 범용 칩 기반 서버 시장의 강자인 인텔을 제치고 최강자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셈이다.
◇왜 옵테론인가=닷컴기업들이 옵테론 서버를 선호하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고 기존 32비트 기반의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64비트 시스템으로 옮겨갈 수 있는 장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닷컴기업들이 64비트 컴퓨팅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인텔의 서버가 닷컴의 욕구를 만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테니엄 서버는 닷컴기업들이 쓰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럽고 32비트용 애플리케이션과의 호환도 불가능하다. 또 32비트·64비트 겸용으로 나온 노코나 서버는 출시된 지 불과 3달 정도밖에 되지 않아 업계의 관심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닷컴기업의 한 관계자는 “인텔의 아이테니엄 서버는 닷컴기업들이 구매하기에 가격 부담이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옵테론 서버를 구매했다”며 “인텔이 전략적으로 내놓은 노코나 서버는 32비트와 64비트 시스템을 동시 지원하고 가격도 저렴한 것이 사실이지만 옵테론 서버보다 뒤늦게 출시된데다가 검증된 사례가 없어 닷컴기업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옵테론 서버의 위력=현재 옵테론 서버는 대다수 닷컴 선두업체의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했다. 엔씨소프트·CCR·태울엔터테인먼트·엠드림·이미르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표적인 게임업체에서부터 야후코리아·네오위즈·CJ인터넷·버디버디 등 포털 및 커뮤니티업체들이 옵테론 서버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옵테론 서버를 공급하고 있는 업체들에 닷컴기업이 말 그대로 VIP 고객이 아닐 수 없다. 유니와이드·이슬림·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AMD 서버 공급업체들은 옵테론 서버의 가격 대비 성능 우위를 내세우며 판매 대수를 늘리고 있다.이슬림코리아의 경우 지난 10월 한달에만 옵테론 서버 70여대를 팔아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두배와 맞먹는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다른 AMD 공급 업체들도 닷컴 대상의 비즈니스에서는 자신감에 한층 부풀어 있다.
AMD 서버 공급업체 관계자는 “고객사에 항상 테스트한 뒤 구매하라고 말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가격 대비 성능 우위를 재차 강조했다.
◇인텔 진영의 대응=인텔진영은 닷컴기업에서의 옵테론 위세를 인정하면서도 전체 서버 시장으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제온 칩 기반의 32비트 인텔 서버는 전체 중소형 x86 서버에서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아이테니엄이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 서버 공급업체 관계자는 “옵테론의 강세는 닷컴기업에 국한돼 있으며 특히 기존 32비트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64비트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고객사에 한정돼 있다”며 평가절하했다.
이에 대해 옵테론 측은 “닷컴 물량은 전체 옵테론 서버 공급 물량의 40∼50%에 불과하다”면서 “고성능 컴퓨터가 중요한 대기업과 대학교에도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고 인텔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텔이 노코나 서버 비즈니스를 얼마만큼 성공시키느냐에 따라 닷컴에서 시작된 옵테론 태풍의 위세가 결정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