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플레이어(MP3P)·셋톱박스 등 디지털기기에 대한 해외 특허권자의 특허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칩이 만들어진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자부품연구원은 MP3P·셋톱박스·DAB·PVR·디스플레이 2종·전지 2종 등 총 8개 부문에 대한 ‘특허분석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 분쟁의 소지가 있는 기술을 조사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이 특허기술을 회피할 수 있는 칩을 개발할 예정이다.
1차 대상은 MP3플레이어로 지난 9월 MP3P에 대한 특허분석을 끝낸 상태며, 회피방안에 대한 기술제안서가 완료되는 대로 산업자원부 부품소재기술개발사업에 제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자부품연구원은 25개 MP3P회사로 구성된 한국포터블오디오기기협회(KPAC) 관계자 및 변리사를 주축으로 지난 9일 1차 모임을 가진 데 이어, 이달 말 2차 모임에서 요소기술 개발에 참여할 MP3P 제조사와 칩 제조사를 결정하고 세부일정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전자부품연구원 관계자는 “MP3P의 특허를 분석한 결과, 텔리칩스나 시그마디자인, 필립스칩을 사용할 경우 2∼4건이 문제시되는 것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허료율은 낮지만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국산제품의 점유율을 감안하면 매년 100억원 이상을 로열티로 지불해야 한다”며 “이대로라면 국내에서 칩을 자체 개발하고, 이를 업계가 공동으로 채택하는 것이 국가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전자부품연구원은 △특허기술을 회피하고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나 셋톱박스와 컨버전스가 가능한 형태로 기술개발의 골자를 세워놓고 있으며, 우선은 오디오칩으로 개발하되 진행상황에 따라 멀티미디어칩으로 선회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의침해 3배 규정’ 항목이 있어 위험부담이 크고, 칩이 개발되더라도 시스벨 외에 톰슨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는 피할 수 없다”면서도 “급성장하는 분야의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업계 공동으로 칩 개발에 착수하는 것은 반길 만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