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코리아가 ‘디지털 홈’ 시장 공략에 포문을 열었다. 그동안 PC시장을 이끌어 온 양대산맥인 인텔과 MS는 각각 ‘미디어센터’와 ‘디지털 홈’ 전략을 표방하며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신경전을 벌여 왔으나, 공동 캠페인을 전격 발표하는 등 ‘윈텔진영’의 위세를 다시 한번 과시해 주목을 끌고 있다.
◇라이선스 정책 크게 완화=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OS 라이선스 조건을 크게 완화해 시장 활성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그동안 MS는 ‘미디어센터PC 에디션 2005’가 나오기 전까지 TV수신카드·리모컨 등 미디어센터 PC에 걸맞는 하드웨어를 탑재하지 않으면 OS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같은 방침을 수정해 ‘미디어센터PC 에디션 2005’와 관련, 기본 PC사양만 갖추면 모두 OS 라이선스를 주기로 했다. 용산·테크노마트 등 조립PC 업체와 리모컨·수신카드 등 주변기기 업체에도 보급형 방식으로 OS를 배포키로 했다. 또 인텔 인사이드 정책(IIP)과 비슷하게 프로모션 비용의 일부를 지원해 주는 정책도 시행할 계획이다.
인텔도 이미 실행 중인 IIP를 디지털 홈 전략에 맞게 보강키로 했다. 인텔은 이미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인텔 개발자회의(IDF)에서 이를 천명했으며, 하이퍼스레딩(HT) 펜티엄4 프로세서와 최신 칩세트를 결합한 플랫폼을 선보이는 등 디지털 홈 서비스 구현을 위한 기술 지원에 나서고 있다.
양사는 또 디지털 홈 홍보 자료를 공동으로 제작해 배포키로 했다. 이미 용산 등 일부 지역에서 프로모션을 함께 진행 중이다.
◇미디어센터PC 개발 탄력 = PC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올 초 선보인 미디어센터PC가 큰 호응을 얻지 못한 점을 감안해 최근 출시된 OS버전을 새로 탑재하고, 홈 네트워크에 최적화된 PC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사실 미디어센터PC는 디지털 홈을 위한 ‘홈 서버’로 부상했지만 △정숙성 △디자인 △기능성 측면을 고루 만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미디어센터PC의 문제점이었던 소음문제를 해결한 제품을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삼보도 디자인 측면에서 거실에 설치되는 스탠드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 타워형이 아닌 셋톱박스와 같은 가로형 라운드와 컬러풀한 디자인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를 고려한 슬림PC ‘드림시스 ST’를 24일 출시한다.
LGIBM과 한국HP도 미디어센터와 홈네트워크를 결합한 엔터테인먼트PC 등 새로운 개념의 미디어센터PC를 준비 중이다. 용산 등 조립업체도 파격적인 프로모션 정책에 힘입어 미디어센터PC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MS와 인텔이 공동으로 디지털 홈 조성에 나서고 수요 확대를 위해 PC 제조사가 나선다면, 조만간 국내에서도 미디어센터PC가 침체된 PC시장의 ‘구원 투수’로 자리 잡을 것으로 분석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