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는 국내 과학기술 측정 표준은 9개, 선진국 수준에 버금가는 표준은 모두 3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 나라는 지난 25년간 표준기술 확보에 총 5267억원을 쏟아 부어 1조1585억원의 직접적인 경제효과와 7조1000억원의 간접효과를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이세경)에 따르면 48개 분야 영역별 외국과의 표준기술 수준 비교에서 세계 5위권 이내의 정확도를 가진 국내 표준 측정기술은 지난 1월 기준으로 9개가 올라 있으며, 선진국 수준에 뒤떨어지지 않는 세계 10위권 내 표준기술 30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는 표준측정 분야는 △전기 및 자기 분야의 전기저항 측정기술 △직류 전압률 측정 기술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가스 압력 표준 △표준 마이크로폰의 음압감도 측정기술 등이다.
반도체 연구에 없어서는 안될 다층박막 인증표준물질(CRM)의 경우는 국내 최초로 ISO표준으로 채택되어 있다.
차세대 기술인 NT, IT, BT 분야에선 △2㎚ 이하의 박막 증착법 개발 △고감도 나노힘 스프링 제작 △단전자 전류 표준기 소자 개발 △레이저 주파수 안정화 △광섬유 손실 측정 등의 표준기술을 확보했다.
또 가스분석표준그룹(그룹장 김진석 박사)은 오차범위 0.1% 이내의 배기가스 검사장비 교정용 표준가스를 개발,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자동차 배기가스 분석의 국가적인 틀을 마련했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 정비소에서는 90% 이상 외국 가스회사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차량 배기가스를 측정해 왔다.
이와 함께 표준연은 지난 79년 설립이래 지난해까지의 연구성과를 자체 분석한 결과 교정 및 시험 총 건수인 39만6691건을 해외에서 처리할 경우 드는 비용 1조1585억원을 절감하는 경제적인 효과를 얻었다. 이 수치는 표준연이 지난 29년간 사용한 정부출연금 5267억원의 2.26배에 달하는 액수이다.
해외 교정에 따른 대체 측정 장비 구입 비용과 기술 및 제품의 품질 향상, 신뢰성 제고 등 간접적인 효과만 7조1000억원 등 직·간접 경제파급효과가 총 8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표준연은 분석했다.
한편, 표준연은 국제표준기구인 물질량자문위원회(CCQM)가 실시한 가스분석분야 핵심측정 표준국제비교(KC)에서 국제표준을 주관하는 네덜란드의 파이럿랩 NMi가 내세운 비분산적외선분광기(NDIR)를 이용한 분석 결과의 오류를 밝혀내 세계 가스 표준의 기준을 바꾸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김진석 그룹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표준을 확보할 수 있는 데는 우리만의 자동화된 밸런스 시스템과 첨단 순도분석 시스템의 운용 능력이 어느 나라보다 탁월하기 때문”이라며 “산업체 기술이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