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차세대 이통시장 놓고 곳곳서 충돌

3G폰·4G 이동통신·DMB폰 등 차세대 이통시장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당장 내년 국내에서 상용서비스가 시작되는 위성 및 지상파 DMB의 단말기 개발경쟁에서부터 내년에 본격 개막되는 전세계 3세대(3G)폰 시장의 선점, 그리고 오는 2010년께나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4세대(4G) 이동통신의 표준 확보 노력에 이르기까지 양사의 영역다툼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17일 이동통신 분야의 양대 산맥인 양사가 피나는 경쟁을 벌이면서도 동반자적 협력을 적절히 조화시킬 경우 기술 발전과 세계 시장 개척에 도 움이 된다면서 단지 무원칙하고 무절제한 경쟁으로 오히려 국내 업계 전체에 피해를 주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G폰= 오는 2010년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3G폰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은 지난 12일 삼성전자 정보통신부문 이기태 총괄사장과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이 세계적인 통신사업자인 허치슨의 캐닝 폭 사장을 같은 날런던에서 만나 단말기 공급을 포함한 협력 방안을 협의하면서 더욱 가열되고 있다.

현재 유럽 시장은 LG전자와 허치슨, 삼성전자와 보다폰이 협력하는 구도로 짜여져 있지만 이번 움직임은 허치슨이 제품 다양화를 위해 삼성쪽과의 제휴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이통사와 단말기제조사간 협력구도의 재편 가능성, 더 나아가 총체적인 경쟁구도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측은 허치슨의 요청으로 면담이 이뤄졌다면서 2년전 허치슨과의 협상 당시 가격이 맞지 않아 공급을 포기했으나 이번에는 허치슨측이 고가 이미지 강화와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공급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안다고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유럽의 5대 메이저 사업자중 허치슨을 제외한 보다폰, 오렌지,T-모바일, 텔레포니카 등에 제품을 공급하는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LG전자는 보다폰과 T-모바일을 제외하고 허치슨, 오렌지, 텔레포니카 등과 계약을 맺고 있다.

그러나 LG전자도 보다폰과 물밑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삼성전자도 허치슨과의 사업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어 유럽 3G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한 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미지역 최대의 이동통신서비스사업자인 싱귤러와이어리스사가 내년에 3G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어서 3G 시대에적합한 고가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양사의 세계시장 진출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4G 이동통신= 제4세대 이동통신 분야는 오는 2010년 이후에나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표준 확보를 위한 경쟁은 이미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전날 김쌍수 부회장과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이 방한중인 크레이그 배럿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잇따라 만나 휴대인터넷 사업분야의 표준화를 문제를 논의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이날 LG전자와 인텔은 한국 휴대인터넷 서비스 표준인 와이브로(WiBro)와 광대역 무선접속기술인 와이어리스 맨(Wireless Man)간의 완벽한 호환을 위한 표준화 활동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과 함께 개발중인 무선인터넷 시스템와이브로와 인텔 표준 와이맥스를 맞추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해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미 호환성 확보를 위한 협의가 완료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현재 4G 분야에서 220건 이상의 특허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매년 4G포럼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등 4세대 이동통신 및 단말기 표준화를 지속적으로 주도해 나갈 계획이며 LG전자도 위치기반서비스(LBS), 2.3GHz 휴대인터넷,차세대 이동통신 등의 프로 젝트 그룹과 국내외 표준화기구에 적극 참여, 지적재산권(IPR)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DMB폰= 내년으로 다가온 위성 및 지상파 DMB 서비스를 앞두고 양사가 관련 기술과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하는 기술이나 제품이 곧바로 세계 최초가 될 정도가 됐다.

양사는 특히 위성 및 지상파 DMB용 수신칩 개발이 거의 완료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내년중 위성 및 지상파 DMB를 동시에 수신할 수 있는 원칩개념의 DMB 범용 수신칩을 개발, 휴대전화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15일 세계 최초의 지상파 DMB폰을 공개했으며 내년말까지는 위성 및지상파 겸용 DMB폰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 이미 관련 기술의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도 이보다앞선 내년 3월 위성 DMB사업 개시 시점에 맞춰 아예 겸용 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을 겨냥한 양사의 이같은 제품 개발 노력은 2006~2007년 본격적으로 개막될 것으로 해외 DMB폰 시장 경쟁의 예고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