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열전]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최영준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 대표가 늘 강조하는 말이다.

 산업자동화 산업용 PC 개발로 사업을 시작한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이하 어드밴텍 http://www.advantech.co.kr)는 최 대표의 말처럼 꾸준히 변신해 왔다. 산업용 PC시장의 강자에 머무르지 않고 임베디드 운용체계(OS) 라이선스 사업과 DVR 및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분야로까지 사업영역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어드밴텍은 지난 97년 대만 ‘어드밴택’사와 합작회사로 출발했다. 처음에는 대만 본사의 산업용 컴퓨팅 제품군을 국내에 공급하는 데 주력했지만 이후 MS의 임베디드 OS 라이선스 사업을 추가했고 올해부터는 DVR와 디지털 엔터테이먼트분야로까지 사업영역을 넓혔다.

 코스닥 등록기업인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40억원, 경상이익 21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350억원의 매출에 25억원의 경상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회사 측은 전반적인 IT 환경이 좋지 않지만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적시에 내놓은 것이 안정적인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드밴텍의 현재 사업 부문은 크게 세가지다.

 먼저 회사 설립 당시부터 주사업이었던 산업용 PC와 인터넷 네트워크 솔루션, 임베디드 솔루션 등을 담아내는 하드웨어 플랫폼 등이 그 첫번째다. 현재 회사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어드밴텍의 산업용 PC는 특정용도에 특화돼 사용할 수 있는 전문 장비다.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춤형 PC’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회사의 경쟁력이다.

 회사는 국내 산업용 PC 시장의 선두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미 의료 장비용 컴퓨터, 홈·빌딩 오토메이션 장비, 산업용 모바일장비, 텔레매틱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진출해 있다.

 지난 2001년 시작한 임베디드 OS 라이선스 사업도 활기다. 어드밴텍은 MS의 공식 OS 딜러로서 MS의 모든 임베디드 OS를 제공한다. 전문 임베디드 교육서비스와 임베디드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솔루션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MS가 아시아권에서 뽑은 최고성장률 기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는 아시아권 임베디드 솔루션 파트너 상을 받기도 했다.

 회사 조성용 이사는 “임베디드 산업의 생태계 내에서 시스템 개발자와 각종 하드웨어 컴포넌트 및 솔루션 업체 사이에서 그들을 연결하는 허브역할을 하고 싶다”며 “이러한 서비스를 통하면 시스템 개발자는 다양한 솔루션을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시작한 IT제품 렌털 사업도 호평을 얻고 있다. 자체 개발한 임베디드DVR를 렌털하며 최근 DVR업계에서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테러위협의 증가로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디지털 보안장비의 비싼 가격과 유지보수에 대한 문제로 대중화가 쉽지 않다는 것에 착안해 보안장비 렌털사업을 시작했다. 회사는 앞으로 IT장비를 빌려 쓰는 ‘렌털 시대’가 곧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DVR 이외에 다른 아이템의 렌털에도 관심을 높이고 있다.

 렌털 사업부는 최근 인터넷상으로 원격제어가 가능하고 자신이 노래를 부른 모습을 동영상으로 직접 CD 제작할 수 있는 인터넷 노래방 시스템을 일본과 국내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최영준 대표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로 이뤄진 각 사업부의 강점을 연결해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유도하는 것이 경영진의 목표”라며 “기술력의 확보는 물론, 완성된 제품을 각각의 특성에 맞춰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제공하면서 회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etnews.co.kr

[이끄는 사람들]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에는 엔지니어 출신 최영준 대표(45)를 축으로 각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분야별 베테랑이 대거 포진해 있다. 다양한 사업부가 있는 만큼 각 사업부 수장에게 많은 권한을 준 것이 특징이다. 30대 초반에 불과한 직원 평균 연령을 고려할 때 각 사업부장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평가다.

 산업용 PC 등 하드웨어 전담부서를 이끌고 있는 정준교 이사(44)는 하드웨어 개발 전문 엔지니어 출신으로 해박한 기술 지식으로 대만 어드밴텍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해외통’으로 통한다.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10여년에 가까운 영업활동을 통해 ‘되는 사업’과 ‘하지 말아야 할 사업’을 가리는 데는 동물적 감각이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성용 이사(45)는 어드밴텍이 MS의 임베디드 솔루션 파트너가 되도록 만든 일등공신이다. 사내에서는 ‘걸어다니는 임베디드 사전’이라 불릴 정도로 기술 지식을 갖췄고 항상 새로운 아이템 개발을 위해 고민중이다. 어드밴텍 원년 멤버 중 한 명이다.

 DVR 렌털 사업으로 올 하반기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유덕민 이사(45)는 회사의 아이디어 뱅크로 통한다. 독특하고 차별화된 마케팅 지식을 실제 영업과 연결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기존 사업 이외에 다양한 아이템 발굴을 꾸준히 시도중이며 최근에는 ‘엔터테인먼트 기기’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각 사업부장 이외에 회사 영업력과 각 사업부의 경쟁력에 힘을 보태는 인물이 있다. 김유규 이사(45)는 어드밴텍의 원년멤버로 꼼꼼한 재무 관리로 유명한 회사 CFO다. 각 사업부의 균형을 잡고 적재 적소의 인원 배치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심광식 연구소장(42)은 향후 회사의 성장엔진을 발굴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미국·중국 등의 여러 기업에서 연구개발 업무를 해왔고 지난해 12월 회사에 합류했다. 내년을 목표로 특화된 멀티미디어 장비와 솔루션 개발 등에 힘을 쏟고 있다.

[향후 프로젝트]

최영준 어드밴텍 대표는 “지금까지 사업부별로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왔다면 이제는 ‘각각’이 아닌 ‘함께’ 어우러져 그 시너지를 발휘할 때”라고 강조했다.

 회사가 △산업용 PC를 축으로 한 하드웨어 △MS의 임베디드 솔루션 △DVR 렌털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 등에서 얻은 강점을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유비쿼터스 시대에 들어서면서 이미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하고 있는 어드밴텍은 제 1사업부의 하드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2사업부의 임베디드 OS 그리고 여기에 R&D 자체 기술력이 더해져 탄생한 제품을 3사업부의 특화된 마케팅과 영업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회사는 이미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진행되는 유비쿼터스 시범사업과 연구개발 과제에 깊이 참여하고 있다. 회사는 궁극적으로 IT와 관련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제품과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업체가 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 시스템통합(SI) 업체와 유사한 사업 모델보다는 회사만이 할 수 있는 특화된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영준 사장은 독립된 각 사업부가 서로의 업무영역만을 고집하고 의사 소통이 단절되는 것을 경계했다. IT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사보를 발간하는 등 조직원 내의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 사보 이름도 통(通)이라고 정했을 정도다.

 최영준 사장은 “향후 10년 후에 우리 회사가, 또 사회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단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하지만 항상 앞으로 나타날 여러 변화에 대비하려는 노력이 있어야만 미래의 정상에 가장 가깝게 위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