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네트워크 표준화를 둘러싸고 업체간 입장차이가 계속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삼성전자, LG전자, KBS 등은 강력한 표준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및 한국홈네트워크산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협회 소속사들과 홈네트워크 표준 세계화 전략 워크숍을 갖고 표준화 관련 입장을 정리하려 했으나 가전업체, 통신사업자, 장비업체, 방송사 등이 이견을 보여 해결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가정 내의 홈네트워크 표준은 각각의 시장논리에 의해 선택할 수 있는 사항’으로 보고 있다. 현재 표준화 시장에서 논란이 있지만 향후 사업자마다 양질을 제품을 출시, 경쟁을 벌이게 될 경우 소비자 선택에 의해 자연스럽게 표준화가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ZigBee를 통해 홈네트워크 서비스 조기 상용화를 추진중”이며, “내년 중 단일칩 형태로 각종 기기에 내장할 예정”이라고 밝혀 독자 노선을 강행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SK텔레콤은 현재 ZigBee 표준으로 벤치마킹테스트를 완료한 후 목동 시범단지 적용을 준비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KBS 등은 ‘홈네트워크 서비스의 조기 표준화를 통해 비용절감, 중복투자를 방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SK텔레콤의 주장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양사 최고위 관계자들이 홈네트워크 표준과 관련해 협의를 갖고, 표준화를 위해 세차례 가량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견은 있지만 현재를 ‘국가 차원의 홈네트워크 표준화 및 인증제도가 조기 도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고 “양대 컨소시엄간 표준화가 급선무”라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입장정리는 홈네트워크 서비스가 등장한지 3년이 되도록 관련 서비스가 지연되고, 자칫하다간 업체간 이해다툼으로 서비스 시기를 놓쳐 시장선점을 놓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KBS도 홈네트워크 활성화는 ‘양대 컨소시엄 간 표준화가 급선무’라며 ‘킬러애플리케이션이 될 데이터 방송 활성화를 위해서도 표준 정립이 시급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코맥스, 에스넷시스템 등 중소업체는 시장논리에 맡길 경우 ‘개발비 과다. 좁은 시장, 단말기 개발비 상승이 지속될 경우 시장활성화는 늦어질 것’이라며 ‘수많은 표준으로 인한 개발 복잡도가 증가하므로 정부가 표준화를 선택하고 업체가 이를 따라 조기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통부가 업계의 대립이 심해지자 프로토콜을 표준화하는 대신 서버단에서 호환성을 갖는 표준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정책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서비스 사업자 입장을 고려하기보다는 산업 활성화라는 측면을 고려한 정책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