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전력 고효율 배터리 경쟁

반도체업체들이 전력소모를 줄이거나 배터리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칩을 내놓고 선점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는 휴대형 디지털 기기가 고성능화되면서 전력소모량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배터리 기술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자 현재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음성통화 수단이던 휴대폰이 전자수첩·TV·MP3플레이어 등의 기능을 한다. 노트북PC도 무선랜·CDMA 통신 등과 접목되면서 이동성이 보강돼, 배터리 효율이 더욱 중요해졌다.

 퀄컴코리아의 오재하 상무는 “모든 전자기기는 언제나 다양한 기능을 소화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그러다 보니 배터리가 항상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전력 및 배터리 관리 기술은 가전 제품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반도체업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가전업체들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반도체업체들은 반도체 자체에서 전력을 적게 사용하는 방식, 배터리의 수명을 늘려주는 방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력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소비 전력을 줄이기=인텔, AMD 등 중앙처리장치(CPU)업체들은 각각 ‘스피트스텝’ ‘파워나우’ 기술로 CPU와 칩세트 수준에서 저전력 구현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이다. 이들은 노트북PC용에 적합하도록 모바일용 CPU 제품군을 마련하고, 거의 매달 전력효율을 높인 칩을 내놓고 있다.

 프로그래머블 반도체회사인 자일링스는 휴대폰 및 디지털 가전 기기용으로 전력 소모량이 적은 제품인 ‘스파르탄3L’과 ‘쿨러너Ⅱ’를 최근 선보였다. 자일링스코리아 안흥식 지사장은 “신제품은 기존에 제품에 비해 전력 소비량을 절반 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휴대기기에 강한 국내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페어차일드반도체도 휴대형 기기 LCD의 백라이팅의 휘도를 조절해주는 반도체를 개발, 선보였다. 이 칩은 LED 구동시 사용 전력을 최소화하고 최대 93% 피크 효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내셔널세미컨덕터는 휴대폰 배터리의 전류를 가장 적정하게 RF단으로 보내주는 기능을 하는 DC-DC 컨버터를 연말께 선보일 예정이다. 이 컨버터는 휴대폰 전원 소비량을 최대 80%까지 줄여 배터리 사용시간을 90분 가량 늘릴 수 있다.

 ◇배터리 효율 높이기=아날로그반도체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전원을 효율적으로 관리, 배터리의 성능을 100% 활용하기 위해서다.

 TI는 리튬 기반 배터리 팩의 잔여용량을 최대 99%의 정밀도로 측정하는 ‘가스 게이지 기술’을 발표했다. TI코리아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은 휴대형 의료, 산업 기기, 노트북 개발자 및 사용자가 배터리 수명을 연장함은 물론 배터리의 잔여 용량도 정확히 계측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리니어테크놀로지도 자사의 ‘스마트스타트’라는 기술을 활용, 배터리의 전원을 연장해 줄 수 있는 충전기용 칩 솔루션을 국내에 출시하고 영업에 들어갔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