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러플린 KAIST 총장 공관 `오픈하우스`

“한국의 정치를 배우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로버트 러플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지난 17일 밤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옆에 위치한 공관을 기자들에게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에서 지난 90일간의 취임기간 동안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며 내뱉은 말이다.

러플린 총장은 “일은 정말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맡겨야 하는데 정치적으로 학교가 방향을 맞춰야 할 때가 있다”며 외적 요인에 의한 경영 압박이 있음을 은연중에 나타내며 “정부와 총장과의 관계에서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에 대한 파악이 끝났다”고 말했다.

러플린 총장은 “부모는 자녀에게 수영을 가르칠 수는 있지만 물 위에 뜨는 일은 자녀의 몫”이라며 “정부의 지원은 어느 정도 됐고 나머지는 자신이 해나가야 할 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러플린 총장은 침실이 위치한 2층 거실에서 두 번에 걸쳐 자신이 작곡한 음악을 피아노로 쳐 보이는 등 프로급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집보다 공관이 작지만 공관 2층에 위치한 침실과 거실 등이 깨끗해 마음에 든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러플린 총장은 또 받은 연봉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장모의 주택담보대출금(모기지론)을 갚아주고 나머지는 가족들에게 송금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생활을 독일에서 했는데 한국이었으면 더 좋았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한 그는 “한국 오는데 참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