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얀 에릭 린드스텐 스웨덴왕립원장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 연구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얀 에릭 린드스텐 스웨덴 왕립한림원장(69)은 1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에서 개막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10주년 기념 ‘한·스웨덴 한림원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차 내한, 국제적인 관심사로 부상한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 연구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역사를 통틀어 과학에 관한 수많은 윤리 논란이 있었으며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도 같은 맥락의 윤리 논란에 싸여 있지만 줄기세포 복제 연구는 매우 중요하고 장기적으로 봐야할 문제”라며 황 교수의 입장을 지지했다.

린드스텐 원장은 “인간 복제 연구는 개인에게 적용할 단계에서는 통제가 필요하며 연구 과정에서도 동물실험, 인간실험 등의 윤리적인 논란을 부를 수 있지만 도덕적 가치는 나라마다 기준이 다르므로 각각의 법과 규제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이 과학지식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명을 받았다”며 “특히 최근 과학기술부 장관을 부총리로 높여 정치적 리더십을 부여한 정책은 아주 중요한 정책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2차대전 이후 독일의 산업 기반이 무너지고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유수 과학자들이 미국으로 대거 이주하면서 독일에서 과학이 실종됐으며, 이를 복구하는데 5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면서 “한국도 6.25를 겪은 지 50년이 지났고 몇몇 훌륭한 과학자들의 연구 실적이 있으므로 5∼10년 이내 머지않아 기회(노벨상)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린드스텐 원장은 우리나라의 이공계기피 현상을 ‘사회문제’라고 지적하고 “인생은 월급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며, 과학이란 자기가 만족하고 경력을 쌓아가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고 소신을 피력했다.

특히 우리나라 연구원의 정년이 55세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나이든 과학자들도 여전히 창의적이고 건강할 수 있기 때문에 정년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학유전학 전문가로서 1970∼2000년 스웨덴 캐롤린스카 인스티튜트 의학유전학 교수, 1979∼1990년 스웨덴 노벨재단 의학위원회 사무총장, 1994∼1996년 덴마크 코펜하겐 국립대학병원 최고집행관, 1996∼1998년 캐롤린스카 인스티튜트 학장 등을 지냈으며 2003년 이후 스웨덴 왕립한림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