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왜 GIS에 투자해야 하나

일반적으로 국가 인프라(NI)는 SOC, 통신, 교육, 정보 등을 말한다. 도로, 상하수도, 철도, 항만, 공항 등 하드웨어 인프라인 SOC는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잘 갖추어져 있다. 통신 인프라도 마찬가지다. 전화선 및 중계기 등 유선통신 시설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투자 회수도 원활하다. 교육 인프라인 학교시설은 시골의 경우 오히려 학생 수가 부족해 폐교가 속출하고 있다. 대학도 수가 넘쳐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정보 인프라는 그간 정보사회와 정보 강국을 강조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에게 생소하다. 뿐만 아니라 정보 인프라의 기초가 되는 기본도(base map)도 2000년에야 겨우 제작됐다. 그것도 국가정보 인프라(NII)의 핵심 기술인 GIS가 아닌 CAD도면 형태로 제작됐다.

GIS는 지형 및 지적도와 같은 위치 정보와 속성정보를 추가해 사물의 관리. 계획, 투자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데 필요한 정보시스템이다. 80년대 초까지는 GIS를 ‘컴퓨터 맵핑(computer mapping)’이라 불렀다. 항공측량 후 해석 도화기에서 수동으로 편집하여 종이 지도를 만들었던 것을 컴퓨터로 다시 편집하여 지도를 만들고 이러한 업무가 주종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 후 AM/FM(Automation Mapping / Facility Management)라 불리기도 했다. 지도 제작이 컴퓨터에 의해 자동으로 이뤄지고 이런 GIS기술이 주로 도로, 상하수도, 전기, 통신, 도시가스등 시설물 관리에 사용됐기 때문이다. GIS란 용어가 등장한 것은 80년대 말부터이다. 이 때부터 GIS활용이 시설물 관리 중심에서 환경, 자원, 토지, 지적, 농업관리나 도시계획 등으로 GIS고유기능이 많이 활용되기 시작했다.

GIS가 이처럼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도 일반 정보시스템 영역에는 파고들지 못하고 정보시스템과 확연히 구분되었다. 여기에는 GIS 데이터 관리의 어려움으로 인해 일반 데이터베이스 관리 툴인 오라클, MS SQL, DB2 및 인포믹스에서 GIS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관리해 주지 못한데 큰 원인이 있다. 2000년대 들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면서 GIS는 교통, 물류, LBS, 텔레매틱스, 인터넷을 통한 맵 서비스 및 비즈니스 분석 등 일반 정보시스템 시장으로 활용이 확대되어 엔터프라이즈(Enterprise)시스템으로 발전했다.

GIS는 각 사용자가 필요한 모든 GIS 데이터를 자기가 구축할 수 없다. 따라서 많은 사용자가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나누어 활용함으로써 GIS 활용 효율은 높아진다. 이처럼 GIS는 인터넷 네트워크 기술과 엔터프라이즈 시스템이 연결되면서 맵 서비스와 GIS데이터 유통의 비즈니스모델이 탄생하게 된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이런 비즈니스모델이 중앙정부와 공공기관에 출현하면서 웹 기반 GIS 포털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GIS포털시스템은 작은 조직에서 출발해 지자체에 연결되고, 더 나아가 중앙정부 시스템에 연결되며, 이 모든 것이 통합되면 국가단위의 국가 공간정보인프라(NSDI: National Spatial Data Infrastructure)시스템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서 미국 중앙정부의 GeoSpatial One-Stop (GOS)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반도체 생산, 인터넷 사용, 광케이블 인프라, 휴대폰 사용은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국가 정보 인프라의 핵심기술인 GIS에 대한 인식이나 중앙정부의 투자는 대단히 미미하다. 2003년 건교부 예산 중 하드웨어 인프라 예산은 약 16조 원에 달했지만 소프트웨어 인프라인 GIS 관련 예산은 약 700억 원으로 0.4%에 그쳤다.

몇 가지 지표로 국내 GIS 투자를 점검해보자. 세계 GWP 대 한국GDP 비율이 1.7%이지만 세계GIS SW 매출 대 한국 GIS SW 매출 비율은 0.75%에 불과하다. 미국을 보자. 세계 GWP 대 미국 GDP 비율은 29.9%이고 세계 GIS SW 매출 대 미국 GIS SW 매출 비율은 60%이다. 즉 한국은 GIS투자가 GDP 기준으로 세계 평균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반면 미국은 2배에 가까운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미래는 정보사회이고 미래의 국력은 정보화에 달려있다고 한다면 GIS투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윤재준 선도소프트 사장 jjyoon@sundosof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