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가격을 가장 먼저 고려해왔던 인터넷 기업들의 서버 구매 관행이 유지·보수 등 ‘애프터서비스’와 ‘안정성’ 중심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특히 일부 닷컴기업들은 안정성을 이유로 DB 서버로 대기업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64비트 유닉스 서버를 구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기업들은 최근 정보처리 부하량이 많아지고 이에 따른 장비 증설이 잇따르면서 새로 서버를 구매할 경우 성능과 함께 서비스·안정성을 주요 구매기준으로 설정하기 시작했다.
이는 최근 서버 가격이 크게 낮아지면서 가격 부담은 줄어든 반면, 대량의 서버를 관리하고 유지·보수하는 서비스 문제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또 시스템이 방대해지고 이기종 간 통합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특히 이같은 경향은 선두 닷컴업체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NHN은 한국IBM과 IT아웃소싱 계약을 맺었으며, 엔씨소프트·그라비티 등 유명 게임업체들도 올해 들어 낡은 서버 장비를 대규모 교체하면서 대기업의 장비를 도입했다. 엔씨소프트·그라비티의 경우 기존 서버를 각각 HP나 IBM 장비로 대폭 교체했고, 웹젠은 방학을 앞두고 서버 용량을 증설하면서 HP 서버를 구입했다.
여인닷컴·인터파크·SK커뮤니케이션즈(싸이월드)·KPMS·이젠 등은 DB서버 용도로 HP의 대형서버인 수퍼돔을 구입하기도 했다.
그라비티 서버 담당자는 “회사 초창기에는 조립 서버를 개별 구매하는 사례도 상당히 많았지만,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유지보수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대기업 제품 구입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대표적인 포털업체 관계자는 “한동안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중견 서버업체의 서버가 인기를 크게 끌었지만, 유지 보수 문제가 걸림돌로 알려지면서 인기가 다소 떨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인터넷 기업들이 종전처럼 가격만을 구매 기준으로 삼지않고 서비스 수준도 적극 검토함에 따라 다음 등 포털업체에 대규모 서버를 공급해 온 중견업체들은 서비스 관련 인력을 늘리고 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