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 유닉스서버 p5 시리즈로 급선회

HP `수퍼돔` 공세 차단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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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는 안녕, 이제 p5다.’

 한국IBM(대표 토니 로메로 http://www.ibm.com/kr)이 파워4(p4) 칩 기반 유닉스 서버 공급을 대폭 축소하고 파워5(p5) 칩 기반 서버로 영업 무게중심을 완전히 이동했다. 한국IBM은 국내 p4 칩 기반 서버 재고를 거의 소진했으며 11월부터 마케팅·영업·서비스 모두 p5 제품을 중심으로 전열을 재정비했다고 밝혔다.

 또 내년부터 공인 조립업체 프로그램(AAP:Authorized Assembler Program)을 통해 코오롱정보통신이 국내에서 조립 생산하는 p시리즈도 모두 p5 서버 라인으로만 가동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IBM의 유닉스 대표제품 교체 시기도 시장 전망보다 이른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p5 라인업 완료=한국IBM은 지난 8월 말 p5 시리즈 가운데 로엔드·미드레인지 기종인 520·550·570을 출시한 데 이어 이번달에는 하이엔드 기종인 590·595시리즈를 선보였다. 이로써 한국IBM은 2웨이 소형 기종에서 64웨이 초대형 기종에 이르기까지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됐으며, 주력 제품을 p5 유닉스 서버로 이동할 채비를 완료했다.

 한국IBM이 이 제품들을 7월과 10월에 한국 시장에 처음 발표한 점을 감안하면, 신제품치고는 신속하게 시장을 공략할 준비가 된 셈이다.

 ◇왜 p5인가=p4 제품은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해 p5가 출시된 현재도 꾸준히 수요가 있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IBM이 p5를 서둘러 주력 제품으로 밀어붙이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IBM이 p5 시리즈를 내세워 HP의 PA 리스크칩, 아이테니엄2 칩 기반 서버 ‘슈퍼돔’의 공세를 정면으로 차단하고 내년 유닉스 서버 시장을 선점해 나가려는 의지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p4는 트랜잭션을 평가하는 TPC-C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아이테니엄에 뒤졌던 터라 p5로 그동안의 열세를 극복하는 한편, 내년 초에 HP가 내놓을 신제품에도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p4 서버 재고 다 소진됐다=한국IBM은 p5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재고 해소 차원에서 p4 제품에 대해 대대적으로 20% 가량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이 때문에 코오롱정보통신·SK네트웍스·하이트론·LG엔시스 등 4대 총판을 중심으로 p4 제품이 많은 물량 풀렸다. 그러나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부분 재고가 소진됐고, 현재 남은 물량 역시 수요처가 확보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IBM p시리즈 사업본부 박원섭 상무는 “p4 시리즈 재고가 생각보다 일찍 소진됐다”며 “p4 서버는 굳이 주문하는 고객이 있으면 공급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므로 p5로 이전하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tpmc 및 가격으로 승부=p4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해 총판사들은 물론 한국IBM도 본사에 추가 공급을 의뢰한 상태지만 수급이 그다지 원활하지 않아 p4 공급량은 앞으로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IBM은 이에 따라 앞으로는 p5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p5 서버 가격을 p4 가격 인하 전과 비교해 낮게 책정하고 서버 성능비교 기관인 TPC-C에서 발표하는 분당 처리능력(tpmc)과 단위 tpmc당 가격을 앞세워 p5의 우월성을 적극 홍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한국IBM은 p5 최고 기종인 p5-595가 p4 최고 기종인 p690보다 3배 높은 320만tpmc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IBM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p5가 가진 마이크로 파티셔닝 기술(가상화 엔진을 이용해 1개의 칩을 최대 10대까지 가상 서버로 분할 사용) 무료 체험 교육을 올해 말까지 10여차례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IBM은 최근 p5 시리즈(16웨이 이하 제품) 보증 기간을 업계 관행인 1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이로써 유지보수료를 감안하면 15% 안팎의 가격인하 효과가 있다고 한국IBM은 설명했다.

 박원섭 상무는 “이제 각종 서비스와 가격 혜택도 p5 서버 쪽으로 돌리고 있으며, 내년에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유닉스 서버시장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하기자@전자신문, yhpark@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