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가전제품 떠오른다

1950만원짜리 TV, 1500만원 대의 냉장고 등 중형 자동차를 호가하는 고가의 가전제품 판매가 늘고 있다. 이들 제품은 너무 고가 제품이라 국내 수요보다는 해외 마케팅에 치중하려 했으나 국내 수요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프리미엄 가전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내세우는 최고가 제품은 가정 내에 가구 형태로 설치하는 ‘트루 빌트인 냉장고’. 트루 빌트인 냉장고는 1500만원대로 냉장고 하단에 모터를 장착했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상판에 모터를 넣어 소음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원목, 하이 브로시 등을 사용해 깔끔한 외관도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이나 유럽시장을 대상으로 출시했으나 최근 국내에서 고급형 빌라, 대형평형 아파트 등에 아예 분양가에 포함시켜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해 1000여 대의 판매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외국 빌트인 냉장고가 2000만원 대인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와 AS등을 장점을 내세우면서 내수 시장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LG전자(대표 김쌍수)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TV인 55인치 일체형 LCD TV를 지난 9월 6일 판매 이후 지난 13일까지 총 112대나 팔았다. 가격은 1950만원 대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제품으로 꼽힌다. 1일 평균 두 대가량이 판매된 셈이다. LG전자는 이미 30대 가량의 예약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 11월 말까지 150대 판매는 물론 올 연말까지 200여 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세계 최고가격의 LCD TV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LG전자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기존 디지털 TV와 차별화를 느끼려는 고객들이 세계 최초로 55인치 LCD TV에 대한 매력을 느꼈고 전자파가 적고 소비전력이 낮아 최근의 웰빙트렌드에 부합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들 제품 외에도 대형 사무실용으로 개발된 1000만원대의 시스템 에어컨 판매도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 평형의 아파트나 빌라를 중심으로 천정이나 벽면에 내장시키는 시스템 에어컨의 성능과 디자인 등이 알려지면서 최근 들어 매출이 3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시스템 에어컨 판매가 호조를 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부터 이 분야를 주력 품목으로 선정, 시장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업계는 이 같은 고가 제품 판매에 대해 “가전업체가 얼어붙은 중저가 시장보다는 고가의 프리미엄급 시장으로 활력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며 “마케팅도 고급형 백화점과 골프장 등을 주로 공략하는 등 영업전략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풀이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