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이의 대표작 ‘삼국지 10’이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면서 영등위 심의에서 한달 동안 진통을 겪고 있으며 발매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삼국지 10’의 심의 쟁점은 게임에 등장하는 낙랑(樂浪)이 한반도 일부 지역을 포함하고 유저가 이 곳을 정복하면 마치 하반도 전체를 다스리는 것처럼 설정됐기 때문이다.
낙랑은 중국 전한(前漢) 무제(武帝)가 위만 조선을 멸망시키고 한반도 식민 통치를 위해 세운 3군(郡)의 핵심 지역으로, 통치 지역과 세력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고대 역사다. 그런데 이번 ‘삼국지 10’에서 낙랑의 존재가 부각됐으며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과 맞물러 극히 민감한 시기라는 점에서 심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영등위의 한 심의위원은 “낙랑의 위치가 한반도에 매우 근접해 있고 이곳을 점령하면 마치 한반도를 모두 통치하는 것처럼 설정돼 있어 문제라면 문제”라며 “몇 차례 회의를 열었으나 심의위원들 사이에서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해 결정이 유보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 “‘삼국지 10’의 발매 자체가 불가능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코에이코리아 측은 “영등위에서 심의 결정이 왜 연기되고 통과가 되지 않는지 정확한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에 답답한 면이 많다”며 “무엇 때문이고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이런 상황이면 ‘삼국지 10’의 발매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코에이코리아 측은 영등위의 요청에 따라 2000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를 제출한 상태다.
한편 일본에서 발매된 ‘삼국지 10’ 스페셜 패키지에는 이순신 장군을 ‘이씨조선의 명장’으로 표기하고 각종 수치를 B급 장수 수준으로 정해 국내 유저들의 비난을 산 바 있다. ‘이씨조선’은 일본에서 조선시대를 비하해서 지칭하는 표현이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