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게임도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프로그래밍 지식만 쌓아서는 세계를 감동시킬 게임을 만들기 어려운 게 사실이죠. 저희 게임웨어과는 계원종합예술대학의 장점인 디자인에다 IT기술을 접목시켜 예술적 안목을 가진 게임인재를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계원조형예술대학(이하 계원대학) 게임웨어과의 김종현 학과장의 포부다. 올해 학과를 신설해 첫 신입생을 받은 새내기지만 향후 그려나갈 비전만큼은 기존 게임학과와 확실히 차별화시켜 나가겠다는 취지다.
#디자인과 IT의 결합
계원대학은 93년 계원조형예술학교로 인재양성의 첫삽을 뜬 이후 디자인과 예술 계열을 중심으로 교육을 특화시켜왔다. 디자인과 조형예술의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되는 시대상을 반영해 예술적 안목과 기능을 겸비한 인력을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그런 계원대학이 최근 디자인과 IT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내놓으며 신설한 학과가 바로 게임웨어과다. 계원대학의 장점인 디자인에 IT 기술의 한 분야인 프로그래밍을 결합시켜 게임산업에 필요한 종합예술인을 배출하겠다는 취지다.
2004년 주·야간 80명 정원으로 출발한 게임웨어과는 올해 첫 전형에서 신설학과임에도 불구하고 주간부의 경쟁률이 5 대 1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디자인과 IT를 결합한다는 계원대학의 포부가 수험생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게임웨어과는 애니메이션과, 영상디자인과, 멀티미디어학과 등과 각종 수업을 연계시켜 운영하고 있다. 연관 학문과의 교류를 확대하는 동시에 엔지니어에게 부족한 감성을 키워주기 위한 방안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학내 동아리 등도 학과간 연계 운영하도록 해 학생들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 교육과정의 70%가 프로그래밍
계원대학 게임웨어과는 명칭에서부터 기존 학과들과 차별화된다. 게임을 구성하는 두 축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겸할 수 있는 교육을 펼친다는 의미에서 게임웨어과를 선택했다. 특히 하드웨어의 개념을 기존 PC, 모바일, 콘솔 등 게임 플랫폼에 국한시키지 않고 광의의 놀이마당으로 해석, 게임의 범주와 외연도 크게 확대시킨 교육을 펼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즐기는 보드게임도 모두 게임웨어의 범주에 들어간다. 게임을 보는 시각을 넓히게 되면 창작의 근간이 되는 상상력도 한층 깊이를 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임웨어과의 차별화 전략은 교육과정에도 치밀하게 구현됐다. 기존 2년제 게임학과들은 주로 디자인 교육에 중점을 두어왔다. 제한된 교육기간 문제로 광범위한 프로그래밍 교육보다는 실무 중심의 디자인 교육에 치중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계원대학 게임웨어과는 2년제로는 드물게 프로그래밍 교육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체 교육과정의 70% 가량을 비쥬얼프로그래밍, 자바 프로그래밍,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프로그래밍, 모바일 프로그래밍 등에 할당했다. 게임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계원대학 교수진들의 철학이다.-게임웨어과를 신설한 취지는
▲디자인과 IT를 접목시켜 예술적 재능과 기술을 겸하는 인재를 키워나간다는 것이 계원대학의 목표다. 그런측면에서 IT기술의 총화라 할 수 있는 게임분야는 두 가지 목표를 고르게 구현할 수 있는 적합한 학문이다. 최근 게임산업이 급발전하면서 인력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게임웨어과를 신설한 배경이다. 그동안 강점을 보여온 디자인과 게임프로그래밍을 결합시키면 경쟁력도 충분할 것으로 판단, 2001년부터 학과 신설을 단계적으로 준비했다. 모태였던 정보통신학과의 커리큘럼을 발전시켜 프로그래밍 중심의 교과과정을 만들었고 예술 교육을 결합시키기 위해 애니메이션, 영상 등 연관학과들과의 공동 교육도 추진했다.
-산학협력을 추진하는 사례가 있다면
▲실무교육 능력을 배양하는 동시에 졸업 후 취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산학협력이다. 이를 위해 모바일 게임업체 3개사, 온라인 게임 개발업체 4개사와 제휴를 맺고 각종 세미나를 학내에서 개최하고 있다. 또 교육부 특성화 사업에 선정, 3년간 40억원을 지원받아 가상현실(VR) 구현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박물관이나 유적지 등을 직접 가지 않고도 가상현실 속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개념으로 향후 이를 게임 분야에도 확대시킬 계획이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교육계로 뛰어든 배경은
▲교수로 활동하기 전에 한국IBM의 소프트웨어 연구소에서 근무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웠지만 교수직에 대한 욕구를 떨칠 수 없어 교편을 선택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현장 실무경험을 갖고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단순 이론 교육 중심에서 벗어나 실제 업무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웨어과에는 나처럼 현장경험을 가진 교수들과 이론 중심의 교수진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어 교육 내용을 보다 충실하게 구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김태훈기자 김태훈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