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쇼핑몰에서 타이틀을 구입해 본 사람이라면 영화 제목 뒤에 붙는 SE, CE, LE, UE 등과 같은 영문 약자를 쉽게 접해봤을 것이다. 같은 영화 제목이라도 두 개의 상품이 시기를 달리해 출시되는 일도 있다.
이는 영화만을 담은 ‘일반판’과는 달리 소장 가치를 높인 ‘특별한 타이틀’을 부르는 용어다. 일반판에 비해 풍부한 부록, 화질, 사운드 등을 높여 내놓은 일종의 ‘버전(Version)’ 개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각 명칭은 내용물의 충실도나 패키징 등의 외형적인 측면, 그리고 제작사의 마케팅 전략이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결정된다.
‘SE(Special Edition)’는 우리말로 특별판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일반판에 비해 부가정보나 화질, 음향 등의 질을 높여 소장 가치를 높인 가장 일반적인 용어다. 국내 DVD 시장 초기에는 SE판의 희소성 때문에 마니아들로부터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상당수 타이틀이 SE라는 약어를 달고 출시돼 희소성이 많이 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
소장가용 판인 ‘CE(Collector’s Edition)’는 사실 SE와 내용상 별다른 차이는 없는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마니아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타이틀을 의미한다.
한정판인 ‘LE(Limited Edition)’은 한정된 수량만 발매한 타이틀을 말한다. LE가 붙은 타이틀을 구입했다면 그만큼 희소성을 가진 타이틀을 소장했다고 볼 수 있다. 제작사는 ‘한정판’ 수량에 대한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타이틀에 고유 번호를 매기기도 한다. LE라는 용어를 붙이지 않고도 한정판으로 출시하는 경우도 있다.
‘UE(Ultimate Edition)’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완결판 또는 최종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스페셜 피처는 물론 화질과 음질 등을 최상급으로 제공해 이보다 높은 퀄리티의 DVD는 출시되지 않는다는 의미를 강조할 때 사용한다. ‘궁극의 DVD’ 혹은 완결판이라는 말처럼 ‘DVD의 최종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DVD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이같은 고품질의 DVD 타이틀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제작사들이 각종 특별판들을 남발하다보니 비난도 만만치 않다. 한 제작사가 일반판을 출시하고, 이 타이틀이 소진될 즈음 오디오 코멘터리와 배우 인터뷰 등 몇 가지의 부록이나 사운드 트랙 등을 추가해 SE나 CE 등으로 선보이고, 또 추가적인 부록이 담긴 디스크 한 두 장을 더 추가해 LE나 UE로 선보이는 경우가 그렇다. 이때문에 특별판에 대한 호응이 갈수록 줄어들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열악한 셀스루(판매) DVD 시장의 특성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유저와 제작사 모두 높은 만족을 얻기 위해서는 대한 제작사들의 관리가 어느때보다 절실해 지는 상황이다.
<김태훈기자 김태훈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