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캐릭터로 정평이 난 벤 스틸러가 독특한 소재의 스포츠인 ‘피구’를 가지고 관객의 배꼽을 공략하는 요절복통 코미디. 12일 개봉한 ‘피구의 제왕’이 그것이다. 벼랑 끝에 내몰린 오합지졸들의 통쾌한 반란을 그리고 있는 영화는 시종일관 근엄한 표정으로 허벅지를 꼬집으며 웃지 않으려는 관객에 맞선다.
벤 스틸러는 사실 피구 솜씨가 대단하다. 실제 리허설에서 그가 던진 공이 3개의 스테디캠을 정확하게 강타한 적도 있다고 한다. 엔딩 크레딧 뒤에 나오는 영상은 모 모바일 CF 삽입곡으로 유명해진 켈리스의 ‘밀크 쉐이크’에 맞춰 벤 스틸러가 120kg도 더 나갈 것 같은 거구의 뚱보로 분장해 축 늘어진 가슴을 부여잡고 흔들며 추는 엽기댄스를 선보인다.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깜짝 놀랄만한 까메오들도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낡고 초라하지만, 가진 것 없는 회원들에겐 최고 휴식처 같은 ‘애버리지 조 체육관’이 폐쇄 위기에 처한다. 맞은편에 들어선 글로보 피트니스 센터의 사장인 화이트 굿맨(벤 스틸러 분)이 체육관을 허물고 주차타워를 짓기로 한 것. 체육관 주인 피터(빈스 본 분)는 한달 안에 대출금 5만 달러를 갚지 못하면 체육관을 화이트에게 넘겨야 하는 상황. 도저히 돈을 구할 방법이 없어 자포자기한 그에게 회원 중의 한명이 우승 상금 5만 달러가 걸린 피구 대회에 참가하자고 제안하면서 얘기는 시작된다.
(감독: 레이와슨 마샬 써버, 출연: 빈스 본·크리스틴 테일러·벤 스틸러·스티븐 루트, 장르: 코미디)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