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거북선을 앞세워 세계 유수의 업체가 뛰어든 부품 시장 전쟁에서 연승을 거두고 있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작년 4월 수원 사업장 내에 거북선센터를 만들었다. 거북선센터는 한 마디로 신제품 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팀. 쇠는 물에 가라앉는다는 선입견을 깬 거북선처럼 발상의 전환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든다는 뜻이 이름에 담겨 있다.
거북선센터는 최근 기존 제품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4배나 빠른 반도체용 기판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 3월 모바일용 DMB 튜너와 4월 메가 픽셀 광학 줌 및 자동 초점 카메라 모듈, 7월 세기 조절 진동모터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4번째로 세계 최초 제품을 만든 개가다.
카메라모듈과 반도체용 기반은 삼성전기가 2007년 세계 1위를 목표로 하는 제품이고 DMB 튜너와 진동모터는 차세대 전략 아이템에 포함될 정도로 중요도가 높다.
이처럼 거북선센터가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는 이유는 독특한 인력 구성과 자유로운 업무 절차, 그리고 파격적인 지원이라는 3박자가 맞았기 때문이다.
거북선센터의 인력 구성은 프로젝트마다 달라진다. 하나의 프로젝트가 정해지면 리더는 회사 전체에서 가장 프로젝트에 맞는 인력을 개발, 영업, 구매, 품질, 제조 등 분야를 망라해 뽑는다. 단지 개발 인력이 추구하는 제품이 아닌 각 분야의 핵심 인력이 모여 발상이 전환을 이뤄낸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업무 절차는 단순하고 자유롭다. 누구의 간섭도 없이 프로젝트를 위한 연구 작업만을 할 수 있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빠른 피드백이 보장된다. 보고는 강호문 사장이 월 2회 직접 받는다.
이에 필요한 지원은 파격적이다. 기본적인 복지 시설은 물론이고 예산과 인력의 무제한 제공이라는 보기 드문 혜택이 주어진다.
이은수 거북선센터 팀장은 “거북선센터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최적화된 개발 시스템이 24시간 적용돼 마치 벤처기업에서 일하는 듯한 분위기”라며 “시행착오 최소화로 평균 6개월이 걸리던 개발기간을 3개월로 단축해 시장선점의 효과가 가장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사진:삼성전기의 거북선센터가 올해 들어서만 4개의 핵심 제품을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사진은 작년 4월 거북선센터 오픈 당시 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