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산업진흥회는 내년 전자·정보산업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2005년 디지털전자산업 경기전망’세미나를 오늘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다. 이 날 세미나에서는 내년 디지털전자산업이 전반적으로 올해보다는 성장폭은 둔화되겠지만 생산·수출·내수에서 모두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점쳐졌다. 특히 정부의 IT뉴딜정책에 힘입어 내수 부문의 증가가 올해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전자산업 동향과 2005년 전망:최영훈 전자산업진흥회 본부장
내년 디지털전자산업은 미·일 등 주요국의 경제 속도 조절과 고유가 등으로 전반적인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
해외에서 미국이 3% 중반을 밑도는 성장이 예상되고 있고 일본도 2% 미만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은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적정수준의 고정투자가 계속되고 있어 올해 수준에 근접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지만 국내 전자산업을 이끌기에는 전반적인 해외 동력이 약하다는 평가다.
내수도 정부의 경기활성화 시책 등으로 일시 반등은 예상되지만 실업자 및 신용불량 문제 등으로 인해 낮은 회복세가 예상됐다.
수출은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디지털TV, 휴대폰,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전년대비 16.6% 증가한 113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는 정부의 소비촉진정책과 더불어 디지털TV, 다기능 휴대폰 수요, 수출 수요가 함께하면서 전년대비 10.8% 증가한 173조원으로, 생산은 고부가가치 프리미엄급 제품의 수출 및 내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년대비 11.2% 증가한 238조원이 예상됐다.
부문별로 정보통신 및 산업용기기 부문은 휴대폰, 위성방송수신기 등 주력 품목의 세계경쟁력 확보 및 세계적인 디지털제품 수요 기반 확대로 미국, 중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디지털가전기기 부문은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시장의 경기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낮은 성장이 전망되나, 디지털TV 및 일부 프리미엄 백색가전 제품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올해 디지털전자산업은 ‘수출-호조, 내수-부진’이 뚜렷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전자산업진흥회 최영훈 본부장은 “올 상반기에는 미국과 일본경제의 호조, 중국 등 개도국의 고성장 지속 등으로 수출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하반기에는 고유가와 미국 등의 금리인상에 따른 국제금리 상승, 중국의 긴축전환에 IT경기 둔화가 더해지면서 상반기보다는 낮은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수출은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중동 정세·테러위협 등 악재 속에서도 휴대형 전화기, 컴퓨터용 모니터, 프로젝션TV, PDP TV, MP3플레이어, 평판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주요 디지털 품목에서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반면 내수는 백색가전의 소비감소 등 체감 내수 경기가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황에 따라 전자기기에 소요되는 전자부품과 산업용기기들의 국내수요가 늘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etnews.co.kr
*세계시장 동향과 전망:김창수 가트너코리아 이사
내년 세계 시장의 성장세는 올해에 비해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가트너코리아는 올해 세계 전자시장이 작년에 비해 10.8% 정도 증가한 1조151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 반면 내년에는 7.4% 내외로 성장세가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하반기에 지속되는 석유가격 상승과 미국 경제의 더딘 회복, 소비심리 불안 증대 및 재고증가 등을 반영된 결과다.
가트너는 신규기술의 도입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신 기술에 의한 교체 수요 확대와 시장 확산에 대해서는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트너코리아 김창수 이사는 “새로운 응용제품들은 산업의 장기적 성장에 있어서 바람직한 일이지만 단기간에 가능한 일은 아니다”라며 “그것은 느리고 점진적인 과정이며, 인내와 확신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내년 시장 전망을 가장 어렵게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유가, 환율, 정치적, 경제적 불안 등 외적 요인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이다. 계속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의 필요성은 있지만, 그것을 얼마큼 빨리 실제 구매로 연결시키는 가는 계속되는 고민일 수밖에 없다는 것.
여러 불확실한 외적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명확한 비전과 계획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으로 지적됐다. 아무리 세계 정상급의 제품이나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명확한 비전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비싼 투자에 걸맞는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가트너는 디지털전자산업 회복 패턴을 참조할 때, 휴대폰을 가장 큰 관심 분야로 꼽았다. 휴대폰은 2004년 23%의 성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5%의 완만한 성장이 예상됐다. 미국, 일본 및 유럽과 같은 성숙한 시장에서는 새로운 기술과 기준이 교체를 주도하고 있으며 컬러폰과 카메라가 장비된 상품 또한 성장의 주요 요소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미국에서의 휴대폰 번호이동제 도입도 2004년의 교체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는 평가다.
2004년 국내 PC 시장은 1억8500만대로 전년보다 13%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성장이 다소 완화되어 10% 정도의 증가가 점쳐졌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노트북 시장은 데스크톱 시장에 비해 두 배의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의 전반적인 제품수명 향상에 비해 노트북은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은데, 이것은 반도체 시장에도 고무적인 일로 풀이됐다.
*발전전략: 이관섭 산자부 과장
국내 디지털 산업의 강화를 위해서는 △핵심 원천기술의 확보 △부품·소재산업의 경쟁우위 확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구조고도화 △국제 환경변화에 적극적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전자산업진흥회는 이를 위해 차세대 성장산업 발전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해외 R&D센터 국내 유치와 우수 인력 양성에 힘을 쏟기로 했다.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업 중심의 사업단을 구성하고 산업별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각 부처와 협력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것. 또 국가 균형 발전계획과 연계하여 지역별로 △구미(전자·정보기술 단지) △경남(홈 클러스터 조성) △대구(모바일 상용화 센터) △대전(지능형 로봇 산업화 센터) 등을 만들고 해외 우수 기술의 유치, 연계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진흥회는 디스플레이, 2차전지, 고주파 부품소재 등 핵심 전자부품·소재의 경쟁력 강화와 국산화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국내 디지털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우리나라의 4대 핵심 부품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2차전지·광산업 등에서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평가다. 대기업의 기술 경쟁력 유지를 위한 다양한 방안 마련과 함께 중소 벤처기업을 육성해 산업 전반의 기틀을 확고히 다져나가는 것도 중요한 문제로 꼽혔다.
IT와 바이오, 나노 등을 융합한 신기술 개발도 향후 전자산업의 발전방향으로 꼽혔다. 전자산업을 따로 떼어내서 보지 않고 향후 미래산업인 바이오, 나노 등과 산·학·연 차원의 공동 대응을 통해 융합 신기술을 산업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취지다.
그밖에 해외 마케팅 지원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 강화도 추진된다.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의 경우 정부차원의 해외 마케팅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또 정부는 올해 10월 ‘대·중소기업 협력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수요 연계와 기술개발 촉진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자산업진흥회는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강점으로 △메모리반도체 강국 △내수 IT기반 세계 수준 △대량 생산기술 최강 △브랜드 인지도 상승세 △도전·모험적 국민성 △벤처기업 정착 등을 꼽았다.
반면 해결해야 할 취약점으로는 △원천기술 취약 △대·중소기업 불균형 발달 △내수시장 협소 △시스템 설계기술 취약 △전문기술인력 부족 △소프트웨어와 소재기술 취약 △핵심부품 수입의존 등이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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