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업체들이 TV용 패널 전용 라인으로 알려졌던 6세대, 더 나아가 7세대 라인에서 모니터용 패널 생산을 확대하거나 계획하는 등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LCD 모니터 수요가 이를 뒷받침해 준다면 이러한 정책이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모니터 가격 붕괴로 이어지면서 대형 제품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특히 선발업체보다 후발업체들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떻게 바뀌나=삼성전자 측은 “내년 2월 가동되는 7세대 라인에서 17인치와 19인치 모니터용 패널을 일부 생산할 계획”이라며 “4세대 라인의 소형 전환 등으로 모니터용 패널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7세대에서 일부 물량을 소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반까지만 해도 7세대 라인에서는 23·26·32·40·46인치 등 TV용 패널만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필립스LCD는 최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 설명회에서 “이번 4분기에 6세대 LCD 라인의 생산량 가운데 3분의 1 정도를 모니터 생산에 할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또한 6세대 생산 물량 대부분을 TV용 패널 생산에 할애하겠다는 것에서 후퇴한 조치다.
이에 앞서 가장 먼저 6세대 라인을 가동한 샤프 역시 지난 7월부터 6세대 라인에서 17인치를 생산중이며 AUO, CPT 등 내년에 6세대 라인을 가동하는 대만 기업들도 19인치 혹은 17인치 등을 6세대 라인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왜 전략을 수정했나=당초 예상과 달리 6세대 이상의 LCD 라인에서 모니터용 패널이 속속 양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TV용 패널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는 데다 모니터용 패널을 생산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익성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인 한누리증권 수석연구원은 “아직까지 TV용 패널 생산 측면에서 안정이 안 된 LG필립스LCD가 6세대 라인에서 17인치 모니터를 생산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궁극적으로는 TV용 패널 생산에 전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용 패널 수요가 3분기에 급락하면서 현재 30인치 이상 TV용 패널에서 수익을 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LCD 기업들이 예전처럼 모니터나 노트북에서 올린 막대한 이익을 바탕으로 TV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TV용 패널 마케팅을 확대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대형 부문 1위를 탈환하려는 LG필립스LCD와 1위를 수성하려는 삼성전자의 자존심 싸움도 차세대 라인에서 모니터용 패널 생산을 확대하는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모니터 가격 붕괴 우려=패널 업체들의 6, 7세대 라인 전략 수정은 손익분기점 수준에 도달해 있는 모니터용 패널 가격 붕괴를 불러와 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5세대 라인의 경우 하나의 원판 유리에서 17인치 패널 12장을 생산할 수 있지만 6세대에서는 두 배인 24장, 7세대에서는 36장을 얻을 수 있어 생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때문이다.
비오이하이디스의 한 관계자는 “당초 계획과 달리 6, 7세대에서 모니터 패널 생산이 확대되면 모니터 가격이 붕괴될 것”이라며 “선발 업체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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