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청소기 사업 레이스가 흥미롭다. 에어컨, 냉장고 등 대형 생활가전을 제조하는 대표적 가전사인 양사가 세계 진공청소기 시장 톱을 향해 진군하고 있다.
◇삼성, 연간 1000만대 생산 눈앞=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해 진공청소기 생산량이 900만대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올해 목표치인 890만대를 초과한것 이지만 연간 1000만대 생산에는 미달했다고 전했다. 연간 1000만대면 8초에 한 대씩 생산하는 꼴인데 말 그대로 대량생산이며 삼성의 올 생산량은 5500만대 규모의 전세계 청소기 시장(2003년 기준)에서 약 16%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 92년 청소기 생산을 시작한 삼성은 작년 5월 2000만대를 생산한 이후 1년 2개월 만인 지난 7월 26일에는 3000만대를 돌파한 바 있는데 연간 1000만대 생산을 내년에는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LG, 일반형에서 올해도 1위 되나=세계 청소기 시장은 일렉트로룩스, 후버, 등의 순인데 이 시장은 크게 일반형과 직립형으로 구분된다. 일반형이란 국내에서 흔히 쓰는 청소기며 직립형은 미국, 유럽 등에서 주로 판매되는 세워 쓰는 청소기를 말한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는 지난해 세계 청소기 시장 규모는 일반형 3000만대, 직립형 2500만대라고 발표한 바 있다.
LG전자(대표 김쌍수)는 작년 이 기관의 조사에서 480만대를 생산해 2위 중국 진라이크를 100만대 차이로 따돌리며 1위에 오른 바 있는데 올해도 이 같은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LG전자는 자사의 프리미엄 청소기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LG전자는 “작년 대비 올해 50% 이상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대수로는 약 700만대 이상 규모인 것이다.
◇청소기, 미래 사업으로=이들 기업은 청소기의 이익률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지만 생활가전부문에서 효자 품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청소기는 자동화가 잘 돼 있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이익률이 높은 품목”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영업이익률이 15∼20%라고 전해진다.
이 같은 수익률과 더불어 청소기는 컨버전스가 도래해도 독립 제품으로 시장을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가전 회사들이 포기하지 않고 부가가치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로봇 청소기 개발이 대표적 사례.
LG전자 이영하 부사장은 “조만간 냉장고, 세탁기처럼 로봇 청소기는 필수 가전이 되는데 우리의 로봇 청소기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자리잡으면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것”이라고 주문하며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도 개발을 끝내 놓고 시장 상황만 보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연구소에 따르면 가정용 로봇 시장이 올해 40억달러 규모에서 2010년 400억달러, 2020년에는 1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과 LG가 진공청소기의 다음 모델인 로봇 청소기로 향후 세계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 궁금하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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