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력 AV잡지인 ‘스마트가이드’ 11·12월호는 디지털TV를 특집으로 다루면서 디보스를 ‘Top Manufactor’로 두 페이지에 걸쳐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필립스와 소니, 도시바 등 쟁쟁한 회사들과 같이 다뤄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디보스 LCD TV는 스위스에서 28%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유럽 각지에서 유명세를 날리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뱅크도 디보스가 지난해 세계 LCD TV시장의 2%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3%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렇게 디보스(대표 심봉천 http://www.diboss.co.kr)는 LCD TV 부문에서 견고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전문기업이다.
지난 2000년 세비텍으로 설립된 이래 LCD TV라는 한 우물을 파며 매년 4∼5배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매출목표는 800억원으로 지난해 455억원 매출의 두배를 약간 밑돌지만 내년에는 코스닥 등록을 통해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1650억원까지 규모를 늘리는 것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디보스가 생산, 제조하는 LCD TV는 15·17·20·23·26·32·40인치 등 거의 전 제품을 망라한다. 현재 46인치도 개발중이다. 아무리 전문회사를 표방하더라도 중소·중견기업에서 전 라인을 보유하는 것이 힘든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것이다. 특히 다음달에는 IMTV라는 멀티미디어 LCD TV를 출시하고, 이어 코란TV·게임TV 등 특화된 TV를 출시, 대기업과 차별화해 나갈 방침이다. ‘비체’라는 고급 브랜드도 선보일 예정이다.
제품 선정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카시오·마란쓰·NEC 등 세계적인 가전사에도 OEM, ODM 형태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들 기업으로부터 직접 금형 투자를 받아 물량을 제조한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40인치 LCD TV를 499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으며 샌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동일 인치 제품을 650만원에 내놓고 있고, HD급 42인치 PDP TV가 500만∼600만원에 팔리는 상항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가격이다.
디보스의 이런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바로 기술력, 그리고 자신감이다. 세계적인 기업을 상대하며 투자를 요구하고 국내 중소기업들에 디지털TV 솔루션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것도 모두 기술력에서 나오는 셈이다.
심봉천 사장은 TV 개발에 20년을 몸담으며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심 사장을 비롯해 회사 주요멤버들도 LG전자 TV설계실 출신으로 기술력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디보스는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LCD TV 사업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심 사장에 따르면 LCD 디스플레이 사업 발전성은 무궁무진하다. 앞으로 보는 것은 모두 LCD로 바뀌고, TV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제품이자 디지털 컨버전스를 주도하는 핵심이라는 것이 심 사장의 지론이다.
디보스의 목표는 2007년 매출 1조원. 기본 전략은 차별화다. 멀티미디어 보드를 내장한 인터넷TV나 코란TV 등 10여종의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고, 병원이나 학교와 같은 특수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디지털시대 우두머리(Boss)가 되자’는 사명답게 LCD TV 부문의 강소기업을 기대해 본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다보스의 대표 기술 화질개선 엔진 `미세`
동영상 떨림을 방지하는 ‘미세’ 엔진은 디보스가 독일 미크로나스와 개발한 것으로 TV로 수신되는 신호의 움직임 방향과 움직임량을 분석하고, 이에 해당하는 보상을 통해 순차주사(progressive) 화면구성에 사용함으로써 완전한 화면을 다시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미세 엔진을 사용할 경우 원래 신호보다 2배 이상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으며, 움직임도 입력되는 신호와 같이 자연스럽게 처리된다. 또 미세 엔진을 채택한 제품은 TV 영상신호나 AV 기기에서 입력되는 신호의 전송 및 신호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제거해 깨끗한 화면을 구현하고, 서로 다른 물체의 수직적인 윤곽, 경계 등이 또렷하게 보이도록 하는 등 TV 시청시 눈을 편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디보스는 다음달 출시되는 40인치 LCD TV에 이 ‘미세’ 엔진을 적용할 예정이다.
한편 ‘미세 엔진’을 공동 개발한 독일 미크로나스는 소니, 필립스, 샤프 등 세계적인 가전회사가 내놓는 모든 디지털 디스플레이 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개발, 생산하는 독일 회사다. 디보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크로나스 해외 연구소로 등록돼 신규 칩 개발시 상호협력, 품질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끄는 사람들
어느 기업이건 그렇지만 규모가 작을수록 최고 수장의 역할은 특히 더 중요하다. 사업에 대한 식견과 조직을 응집할 수 있는 카리스마도 필수적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심봉천 사장은 최고의 적임자라는 것이 주위 평가다.
심 사장은 LG전자에 입사, TV설계팀장으로 재직하며 20년이 넘게 TV 개발에 몸담아온 인물로 대표적인 베테랑이다. 특히 LG전자에 재직하면서 LG인상, 경영이념 실천 우수상, 우수발명인상, 우수발명보상, 우수발명가상(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디보스에서는 수출중소기업인상(2002)과 동탑산업훈장(2003)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솔루션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이동수 상무(42)나 품질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조재민 상무(41), 이창준 연구소장(40) 모두 LG전자 TV설계실 출신이다. 10여년이나 한솥밥을 먹고 있어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만 보아도 알 수 있을 정도다. 중소기업의 생명이 유연한 대응력과 조직력인 것을 감안하면, 기업에 굉장한 힘이 되는 셈이다.
이동수 상무는 부산대학교 전자공학과를 나와 88년부터 2000년까지 12년간 LG전자 TV설계실에서 개발을 담당해 왔으며, 지금은 솔루션사업본부를 총지휘하고 있다. 신기술 개발 및 신규 아이템 개발을 도맡고 있으며, ‘돈 되는’ 수익사업에도 감각을 지니고 있다는 평이다.
조재민 상무도 이동수 상무와 마찬가지로 88년부터 2000년까지 LG전자 TV설계실에서 몸담아 왔으며, 이창준 소장은 91년부터 LG전자 TV설계실에 합류했다.
여기에 비하면 인사·재무·경영기획 등을 총괄하는 김남구 상무(46)는 철저한 외부인(?)이다. 쌍용증권과 서울증권 조사부를 거쳐 동부그룹 조정실, 동부생명 투융자 부장을 역임했다. 작년 3월 디보스에 합류, 기획관리본부장을 맡고 있다. 김 상무는 해박한 지식의 재무통으로 코스닥 등록을 일선에서 지휘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