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무역의 날]특별기고:이희범 산자부장관

 지단 달 22일 우리나라 수출이 고유가와 내수 침체라는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사상 최초로 2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1964년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한 이래 40년 만에 달성한 쾌거이며 세계 12위의 수출대국의 꿈을 실현해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00억 달러 수출 중 전자산업이 무려 39%를 차지하고 있어 전자산업은 명실공히 우리나라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전자산업 수출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본인이 대학에서 전자공학 공부를 마치고 산업자원부의 전신인 상공부 전자공업과 사무관으로 공무원을 막 시작한 때가 72년인데 이 해가 바로 우리나라 전자산업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한 해이다. 이때만 해도 전체 수출의 6%에 불과했으며 산업형태도 부품을 수입해 조립 생산하는 후진국형 생산패턴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 후 본인은 정보기기과장, 전자정보공업국장, 차관보 등을 거치면서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성장과 늘 함께했다. 우리나라 전자산업은 87년 단일 품목으로는 섬유에 이어 두 번째로 100억 달러 수출고지를 넘어선 이후 연간 수출 1000억 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한 사람으로서 ‘수출’과 ‘산업’을 책임지는 산업 주무부처의 장관으로서 너무나 기쁘고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그동안 우리 기업과 우리 국민이 흘린 피땀어린 노력의 결과이며 우리 모두의 승리이다.

 우리가 만든 TV등 가전제품은 러시아와 인도,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서 5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지식인은 물론 학생과 가정주부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만든 휴대폰을 가져야 행세를 하는 실정이다. 메모리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은 이제 우리의 자긍심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디지털 TV, DMB, 3G 휴대폰 등은 세계 시장을 주도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우리 전자산업은 여전히 많은 변화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디지털 혁명이 본격화되면서 디지털 TV(IT+가전), 홈 네트워크(IT+가전+주택), 텔레매틱스(IT+자동차), BIT(IT+BT) 등 새로운 제품과 시장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분야에 대한 원천기술들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기술 선진국으로부터의 특허공격이 급증하고 있으며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이 등 뒤까지 다가오고 있다. 이처럼 기술과 시장을 둘러싼 견제와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부는 전자산업이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서 국민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계속 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시장개척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특히, 기술 추종국에서 기술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산업계 중심의 핵심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신 산업부문에 대해서는 핵심기술개발과 표준 선점 그리고 조기에 시장이 조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오늘 41회 무역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나라 전자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그간의 눈부신 성과를 이룬 전자산업인과 근로자 모두에게 그동안 흘린 피와 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림과 동시에 2만 달러 소득과 선진국 대열 진입도 역시 우리의 어깨에 달려있다는 책임감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heebl@moci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