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없던 초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2004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가장 강력한 대상후보는 넥슨의 ‘카트라이더’와 CCR의 ‘RF온라인’, 엔트리브소프트의 ‘팡야’ 등 ‘3파전’으로 압축된다. 세 게임 모두 이미 상용서비스에 들어가 폭발적인 시장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RF온라인’은 이미 일본, 중국 등에 대규모 수출계약이 성사됐으며, ‘카트라이더’도 중국시장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팡야’도 일본시장서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최고의 인기 게임이자, 흥행 돌풍의 주역인 세 게임의 특징과 장점을 살펴본다.
◇넥슨 ‘카트라이더’
‘카트라이더’는 콘솔게임의 재미와 장점을 온라인게임에 잘 접목시킨 게임이다. 친절하고 자세한 배우기 모드, 미션수행의 개념을 가진 라이선스 모드, 실력 향상을 만끽할 수 있는 타임어택 모드 등 모드를 다양화해 콘솔과 같은 느낌의 진하게 전달한다.
‘카트라이더’는 레이싱에 필요한 앞, 뒤, 옆으로의 이동은 물론 드리프트 방법과 아이템 사용법 등을 이용자가 단계별로 배울 수 있도록 ‘배우기 모드’를 뒀다. 단계를 따라 하나씩 배워나가면서 게임에 익숙해지게 된다. 이는 이용자들의 게임에 대한 빠른 이해와 적응을 위해 콘솔게임 형식에서 취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또 ‘초보’부터 ‘프로’까지 6단계의 ‘라이선스 모드’가 있어, 이용자들은 주어진 과제를 수행함으로써, 자신의 역량을 스스로 가늠해보는 동시에 상대방에게 과시할 수도 있고, 자신과 수준이 비슷한 이용자들과 레이싱을 겨루며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 할수록 레벨이 상승하고, 그 레벨을 기반으로 보다 높은 단계의 라이선스에 도전할 수 있다. 이용자는 라이선스 획득을 통해,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함께 더 높은 단계의 카트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타임어택 모드’는 트랙에 대해서 더 나은 기록을 스스로 연습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앞선 이용자의 기록이나, 방금 같은 트랙을 이용한 자신의 기록이 ‘그림자’ 처럼 표시돼, 이와 경쟁하면서 더욱 나은 플레이를 연습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처럼 ‘카트라이더’는 콘솔 게임에서 접하기 쉬웠던, 배우기 모드나 라이선스 모드 등을 온라인 게임에 도입, 장점을 취한 좋은 예다.
아이템 전이 별도로 적용돼 처음 레이싱을 출발할 당시의 1등이 결코 최후의 승자가 되기 어렵다는 점도 게임의 재미를 더한다. 물풍선과 물파리 등 ‘크레이지 아케이드’에서 개념을 따온 다양한 아이템이 존재하며, 이를 통해 상대의 레이싱을 공격하거나 방해할 수 있다.
또 아이템전과 레이싱전에 각각 다양한 난이도의 맵이 마련됐다. 난이도에 따라 단계별 라이선스뿐 아니라 각기 다른 다양한 디자인의 카트도 추가되고 있다. 자신과 실력이 비슷한 많은 이용자들과 함께 겨루면서 레이싱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으며 하면 할수록 단계가 올라 고수들과의 교묘한 접전을 펼침으로써 승부의 재미에 한껏 빠져들게 된다.
◇CCR ‘RF온라인’
‘RF온라인’은 국산 온라인게임으로서는 드물게 5년 전 기획 당시부터 독자 개발한 게임엔진 ‘R3’를 바탕으로 개발작업이 이뤄져왔다. 이는 외산 1인칭슈팅게임(FPS) 게임엔진을 도입해 단순한 커스터마이징을 거쳐 구동하는 기존 국산 게임과 ‘RF온라인’을 확연하게 차별화시킬 뿐 아니라 단연 그래픽을 돋보이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RF온라인’은 기존에 출시된 대다수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과 달리 공상과학(SF) 세계관을 기반으로 치밀한 시나리오를 구성했으며 휴머니즘과 샤머니즘, 메커니즘을 대표하는 3종족 ‘벨라토’ ‘코라’ ‘아크레시아’라는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을 만들어 냈다.
게다가 개성 강한 3종족이 치르는 대규모 ‘종족간 전쟁(RvR)’까지 구현했다. RvR는 동일한 능력치를 보유해 팀만 나누어 맞서던 기존 RPG에서 볼 수 없는 대규모 전투다.
‘RF온라인’만의 RvR는 단순히 레벨만을 올리기 위한 무차별적인 살육이 아니라 각 종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전략적인 전투다. 이는 향후 길드전, 국가전, 연합전을 거쳐 궁극에는 모든 게이머들이 꿈꾸던 행성전까지 연계될 예정이다.
특히 종족간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기도 하는 각 종족 대표 아이템들은 할리우드영화 ‘스타워즈’와 ‘매트릭스’ 시리즈를 능가하는 스팩터클한 SF 분위기를 연출해 ‘RF온라인’ 인기몰이에 큰 몫을 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벨라토’의 탑승형 아이템인 ‘기갑장비’. 거대 로봇을 연상시키는 이 기갑장비는 게이머가 아이템을 착용해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아이템 안에 탑승하여 이동과 공격, 수비를 전담하게 한다. 강력한 힘을 가지는 만큼 희소성도 높아 기갑장비를 소유한 이용자들은 부, 명예 그리고 승리를 한꺼번에 잡아 쥘 수 있다.
현재 가장 인기 높은 종족이자 국내 MMORPG 중 가장 아름다운 육체를 자랑하는 ‘코라’의 대표 아이템은 ‘소환 시스템’으로 이용자는 ‘소환수’를 불러 대신 사냥과 전투를 치를 수 있다. 이는 캐릭터의 성장과 같이 아이템 자체를 이용자의 능력에 따라 크게 키워 나갈 수 있어 전투에서 승리는 물론, 소환수 성장에 따른 또 다른 성취감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뇌를 제외한 모든 신체 부위가 금속인 ‘아크레시아’는 회색빛 차가움을 더해주는 대형 살상용 화력무기인 ‘런처’를 소유할 수 있다. 런처는 기존 총기류 아이템에서 볼 수 없었던 위압감, 무게감, 타격감을 준다는 평을 얻고 있다.
◇엔트리브소프트 ‘팡야’
‘팡야’는 간편한 조작으로 골프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커뮤니티를 특징으로 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 3D엔진을 이용해 사실감 넘치는 게임성을 살려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 팡야는 보다 재미있는 골프 플레이에 개발 역점을 뒀고 부담없이 언제 어디서라도 한판 대전을 가능하게 하는 게임 요소가 잘 구현되어 있다. 또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 게임성, 부드럽고 재미있는 캐릭터의 모션, 완전 3D로 만들어진 배경은 고품질의 비디오 게임으로 착각할 정도의 게임 품질 보여준다.
‘팡야’는 팡야섬을 무대로 하고 있다. 섬을 오염시키려는 악의 세력을 무찌르기 위해 이름 모를 영웅이 마법의 결정체인 ‘신비의 공 아즈텍’을 옮겨 ‘결계의 구멍’ 안으로 넣어 평화를 찾았다는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팡야’에 등장하는 ‘누리’ ‘하나’ ‘아저’ ‘세실리아’ 등은 모두 4등신 캐릭터로 게임 속에서 귀여운 캐릭터들의 향연을 만나볼 수 있다. 각 캐릭터들은 파워, 컨트롤, 정확도, 스핀, 커브의 다섯 가지 능력치를 갖고 있는데, 함께 라운딩을 할 캐디 선택과 어떤 아이템을 사용하느냐에 능력치가 달라진다.
캐릭터뿐만 아니라 캐디들의 외모도 전부 개성적이며 동작도 귀엽다. ‘피핀’ ‘로로’와 같은 사람형의 캐디뿐만 아니라 ‘띠땅뿌’ ‘돌피니’와 같이 동물이 캐디로 등장하는 이색적인 재미도 있다. 이들은 캐릭터가 공을 치면 공의 방향을 따라가며 게임이 잘 진행되면 기뻐하고, 공이 페어웨이 밖으로 나가거나(OB) 게임 진행이 잘 안되면 모두 게이머를 대신해 슬퍼해 준다.
인디언 언어로 ‘도끼 질’를 의미하는 ‘토마호크 샷’, 낙하하는 공 모양이 코브라와 비슷해서 지어진 ‘코브라 샷’, 골프공이 물위를 튕겨 가는 ‘수제비 샷’ 등 게임 속에서 재미있는 샷을 다양한 맵에서 유저들이 직접 퍼팅해 볼 수 있다.
‘세피아윈드’ ‘위즈위즈’맵뿐만 아니라 어떤 골프게임도 적용되지 않았던 ‘난기류’를 ‘윈드힐’맵에서 최초로 선보였다. ‘윈드힐’에서는 숲 사이의 빈공간이나 섬 사이에 부는 바람의 변화까지 확인해 정확한 샷을 해야 하는 고난위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