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게임대상을 향해 뛴다]화제작 내놓은 유명 개발자들

 발상의 전환으로 일군 ‘대박’

 언제나 기발하고, 성공적인 게임 뒤엔 장인의식으로 똘똘 뭉친 개발자가 있다. 올해 명성을 얻은 화제작들도 기발함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개발자들이 뒤에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빛을 보게 됐다. 역대 ‘대한민국게임상’ 수상작들도 모두 이런 발군의 개발자들의 손을 거쳐간 작품이었다. ‘2004 대한민국게임상’ 선정을 앞두고 유명제품의 개발자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올해 가장 두각을 나타낸 게임 개발자 한 사람을 꼽으라면 바로 넥슨의 김동건 프로듀서(29)다. 넥슨이 본격적인 게임개발 스튜디오 개념을 도입해 만든 ‘데브캣’의 실장을 맡고 있는 그는 넥슨이 ‘카트라이더’와 함께 출품한 ‘마비노기’ 개발 프로젝트를 지난 2001년부터 맡아 올해 첫번째 세대를 완성, 서비스에 들어가게 만든 주역이다.

 김 프로듀서는 KAIST 재학시절이던 94년 이미 ‘비주얼 쇼커’라는 게임엔진 개발에 착수할 정도로 천재성을 가진 개발자로 통한다. 2000년 넥슨에 입사하면서 ‘마비노기’ 프로젝트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마비노기’는 ‘너무 어렵다’는 혹평속에서도 생활적인 팬터지를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에 구현한다는 원칙을 꿋꿋이 지키며 탄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순수 창작물이면서도 일본 등 해외에서 더 큰 가능성을 인정받는 등 한국 MMORPG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갖가지 화제를 몰고 다닌 CCR의 ‘RF온라인’ 뒤에는 지난 4년간 묵묵히 개발작업을 이끌어온 장언일 개발본부장이 있다. 장 본부장은 게임엔진부문 개발 전문가다. 게임의 심장과도 같은 엔진이 얼마나 탁월한가에 따라 게임 자체의 성패도 결정난다.

 장 본부장은 지난 2000년 지금의 ‘RF온라인’의 기초가 된 R3엔진을 개발하면서 ‘RF온라인’ 개발도 병행했다. ‘RF온라인’이 국내 최단기간 회원수 100만명 돌파, 최단기간 동시접속자 5만명 돌파 등 각종 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근본적인 힘은 바로 R3엔진에서 나왔다.

 장 본부장을 비롯해 개발팀이 ‘RF온라인’에 건 또 하나의 승부처는 바로 공상과학(SF) 장르라는 선택이었다. 그가 SF장르를 선택한 것은 무한한 창조 가능성 때문이었다. 또 중세팬터지풍 일색인 MMORPG에 새로운 배경과 스토리 접목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올해 ‘홀인원’을 기록한 또 한사람의 주인공은 ‘팡야’를 만들어낸 엔트리브소프트의 서관희 이사(30). 지난 92년 국내 최초의 게임 전문 개발집단인 손노리 창립멤버로 출발한 서 이사는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며 ‘대박 제조기’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다. 그러다 올해 ‘팡야’라는 게임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일약 스타 개발자로서 발돋움하게 됐다.

 당초 ‘팡야’에 대한 기대감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 자신도 숱한 게임에서 느끼지 못했던 묘한 불안감을 안은 채 서비스를 시작했고, 게임은 예상 밖의 대박을 터뜨렸다.

 엔트리브소프트가 개발에만 전념하고, 배급 및 마케팅은 한빛소프트에 맡긴 것도 ‘팡야’의 성공과 개발 완성도의 밑거름이 됐다. ‘팡야’는 한빛소프트의 영업력에 힘입어 일본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미 한국의 매출 규모를 앞질렀고, 특히 방문자수 대비 게임 내 아이템 구매력이 한국보다 1인당 3∼4배나 높은 일본 이용자 특징을 감안하면 ‘팡야’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이 밖에 ‘카트라이더’를 개발한 넥슨의 정영석 개발실장, ‘킹덤언더파이어:더 크루세이더즈’ 개발을 총지휘한 판타그램의 이현기 개발팀장 등이 올해를 빛낸 개발자로 꼽힌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