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 사용을 막아라.’
특정위험물질사용제한지침(RoHS)이 강화되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납 사용 금지 추세가 확산되면서 국내 무연솔더(lead free)장비·재료업체들의 대응도 활기를 띠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납 사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며 그 대상은 거의 모든 전자제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은 2006년 7월부터 납이 들어간 제품에 대한 유통을 전면 금지키로 결정했으며 2008년경에는 전세계에 표준 의무 기준이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소니와 도시바도 올해부터 중금속이 들어간 제품·부품을 납품받지 않고 있다. 국내 삼성·LG도 내년 12월부터 ‘에코파트너십’을 통해 협력업체들로부터 중금속이 들어간 제품·부품을 납품받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런 추세는 국내 부품 생산업체에는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지만 국내 무연솔더 장비·재료업체들에는 큰 기회가 되고 있다.
중소형 무연솔더 생산장비(Reflow)를 공급하는 남아전자산업(대표 박준천)은 최근 중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미 국내에서 삼성전기·LG이노텍·대덕전자 등에 관련 장비를 공급해 왔던 회사는 중국에 전자기기 생산기지가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 이달 초 중국 리드프리사와 상호 기술협력 계약을 맺었다. 남아전자는 기술 제품 개발을 하고 리드프리사는 중국에서 제품 생산과 현지 판매를 맡게 된다.
이 회사 박준천 대표는 “중국은 아직 무연솔더 기술에서 국내 업체들에 뒤처져 있는 상태”라며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소기업들이 무연솔더 제품을 요구받고 있지만 생산환경·장비 등을 어떻게 바꾸고 신뢰성 평가를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몰라 곤혹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에코조인(대표 고명완)은 무연 크림솔더를 첫 국산화한 데 이어 전자제품·부품을 만드는 최적의 생산공정을 컨설팅하는 분야로까지 사업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최근 해외 수출을 시작했으며 무연솔더 양산을 위한 공장 확대 계획도 갖고 있다.
에코조인 박상복 개발팀장은 “연말 중국에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며 영국·일본·인도네시아·대만 등에도 수출을 시작했다”며 “무연솔더 분야는 일본이 먼저 시작했지만 우리 업체와 기술력 차이는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비지에이코리아는 무연솔더를 이용한 생산라인용 고주파 인두기와 검사장비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나래솔더는 해외 무연솔더 제품을 들여와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그 밖에 기존 장비 업체들의 무연솔더 사업 진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는 평가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안종일 과장은 “국제적인 친환경 기술 요구 강화 추세 속에 국내업체들의 대응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며 “국내 전자제품과 부품업체들에는 정확한 상황 파악이, 무연솔더 업체들에는 기술 개발과 시장 선점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