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소재 IT기업 지방이전 가속화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기업지방이전 제정자금 지원 기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수도권 소재 기업들의 지방이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자원부는 지방으로 이전을 추진중인 9개 기업에 용지매입비(입지보조금) 48억원을 지원했다.

 지난 5월 25일부터 국가균형발전 정책 차원에서 시행한 기업지방이전촉진사업 보조금 지원의 첫 사례로 지난달 11일 ‘기업지방이전재정자금 지원 기준’이 개정 고시된 이후 처음으로 지원금이 집행된 것이다. 총입지보조금 지원금액은 96억원으로, 산자부와 이전기업을 유치한 지자체가 48억원씩 지원했다. 금액상으론 크지 않지만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판결 이후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현재 지방이전으로 지원을 받은 기업은 다음커뮤니케이션, NHN, VK, 한국볼트공업과 관련 협력업체 등 9개사다. 이들 기업은 용지매입비 외에도 지자체 조례에 따라 고용보조금·교육훈련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신설된 건축비·시설장비구입비·기반시설설치비 등 투자보조금도 지원받을 수 있다.

 ◇지역균형발전 초석의 의미 커=지방이전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수도권에 과밀된 인구를 분산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이번 지원은 기업의 수도권 밀집에 대한 강력한 채찍(수도권 공장총량제)이자 지방이전 기업에 주는 당근이다.

 특히 행정수도 위헌 판결 이후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다소 지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것으로서 이번 지원의 의미는 크다. 최근 기업도시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나온 지원 사례여서 향후 지방도시의 기업도시화에 가속도를 더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수도권 공장총량제의 간접적인 영향이 미친 사례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병철 산자부 지역투자입지과장은 “현재 지원을 받은 기업 가운데 몇몇 인터넷 기업이 포함되어 있지만 앞으로 제조업체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며 “아무래도 지역균형발전이나 인구분산 효과는 제조업이 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조정·공장확대 기업 줄 이을 듯=이번에 지원받은 9개사 외에도 현재 신청을 준비중인 기업이 4∼5개사 더 있다. 이들 대부분이 향후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보조금을 받는 사례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여 수도권 기업의 지방이전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특히 구조조정이 필요하거나 공장 확대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지방이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이나 공장의 지방이전으로 수도권에 생활 기반을 둔 직원들이 불가피하게 퇴사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며, 공장을 확대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용지매입비와 지원의 이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도시 역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유치 지원책을 더욱 다양하게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조례에 따라 지원되는 고용보조금·교육훈련보조금·건축비·시설장비구입비·기반시설설치비 등 투자보조금의 당근책을 통해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내는 지자체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에 있으면 아무래도 규제가 많지만 지방으로 이전하면 지원책이 많은 데다 지방도시들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져 이전기업들이 ‘귀한 대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