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시장은 `가격 전쟁`

오랜 불황에 실적부담 커져 출혈 감수

연말이 다가오면서 매출확대를 위한 PC업계의 가격경쟁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브랜드PC업체들이 조립PC 가격대인 90만원대의 초저가 제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디지털카메라·MP3P 등 20만원 상당의 고가 상품을 경품으로 내거는 등 파격적인 마케팅이 줄을 잇고 있다.

 이는 각사가 연말 매출 마감을 앞두고 실적을 채워야 하는 부담감과 함께 수요부진으로 LCD 등 주요 부품의 가격이 급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경기 불황으로 PC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이 ‘가격’을 무기로 시장 공략에 나섬에 따라 일시적으로 수요를 진작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나친 출혈 경쟁이 결국 PC업계의 발목을 옥죌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최근 이벤트 상품으로 99만원대 초저가 데스크톱을 내놓았다. 셀러론 2.8GHz·512MB 메모리·80기가 하드디스크에 17인치 LCD 모니터를 탑재한 이 제품은 그동안 120만원대에 공급돼온 모델이다. 삼보는 비록 이마트 등 할인점을 겨냥한 기획 상품으로 3000대 한정 판매라고 설명하지만 TG 브랜드로 100만원 이하 데스크톱이 판매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보 측은 “LCD가격이 크게 떨어진 데다 중국 내 모니터 공급업체와 협의해 한정판매 상품으로 2∼3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놓은 상품”이라고 밝혔다.

 주연테크도 인텔 펜티엄4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17인치 모니터를 포함한 데스크톱을 99만원에 내놓았다. 겨울 성수기를 겨냥해 선보인 이 제품은 5000대 한정 판매된다.

 특히 한국델인터내셔널도 셀러론 2.5GHz와 17인치 모니터를 포함한 데스크톱을 88만원에 출시한 데 이어, 99만9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노트북을 기획하고 초저가 마케팅에 시동을 걸 예정이어서 가격경쟁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 IBM 등 주요 메이저업체들은 PC시장이 가격경쟁으로 치닫는 것에 대응해 가격인하보다는 20만원 상당의 디지털카메라·MP3P 등을 사은품으로 내걸고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펼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수익성을 위해 가격만큼은 손을 대고 있지 않지만 다른 업체가 잇달아 가격을 내리면서 상당히 곤혹스럽다”며 “본사 차원에서도 대응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주요 브랜드PC 저가상품 현황

브랜드 제품 사양 가격 기타

TG삼보 17인치 모니터, 셀러론 2.8GHz, 512MB, 80기가 하드디스크 99만원 3000대 한정

주연테크 17인치 모니터, 펜티엄4 2.8GHz, 256MB, 80기가 하드디스크 99만원 5000대 한정

델컴퓨터 17인치 모니터, 셀러론 2.5GHz, 256MB, 40기가 하드디스크 88만8000원 99만원대 보급형 노트북 준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