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다온라인’을 개발하고 있는 니다엔터테인먼트의 개발자는 총 3명. 회사 전체 인원도 3명이라, 회사라고 말하기에 어색한 면이 적지 않지만 그들이 만들고 있는 온라인 게임은 왠만한 게임 업체의 MMORPG를 능가한다. ‘인원’이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열정’을 갖고 도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들을 만나봤다.
“저희는 게임 개발사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3명이 전부지만 게임 개발에 있어 느끼는 어려움은 사실 거의 없어요. ‘니다온라인’을 해보면 알겠지만 중견 게임업체가 제작한 게임과 별 차이점을 느끼지 못 할 겁니다. 인원이 문제가 아니죠.”
요즘같은 시대에 게임 개발을, 그것도 MMORPG를 단 3명이 개발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최근 유저들 사이에서 소리 소문없이 인기를 얻고 있는 ‘니다온라인’을 개발 중인 니다엔터테인먼트가 그 주인공. 이 회사의 게임은 그 흔한 홈페이지조차 없어 다음 카페에 회원으로 등록한 유저만 참여할 수 있는 카페를 열고 제한적으로만 정보를 공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식 회원만 1만5000명을 넘어섰고 약 5000명의 유저가 매일 방문한다.
정대화 사장은 인원이 적다고 게임 개발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빠르고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스케줄의 군더더기가 없어 집중하기에 좋고 간편하다고 잘라 말했다.
“누가 아이디어를 내면 곧바로 토론해서 결정하고 게임에 바로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한 구석이 많습니다. 물론 단순한 수작업의 경우는 보조 인원이 아쉽지만 지금까지 저희는 잘 해 왔고 앞으로도 별 문제 없어요.”
신참 아마추어 개발자 3명이 모인 것과는 격이 다르다. 니다엔터테인먼트는 산전수전 공중전 수중전을 다 거친 정예 특공대 3명이 모인 듯한 인상을 받았다.
# 아쉬움에 시작한 ‘니다온라인’
정 사장은 게임 바닥에 오랫동안 몸을 담은 사람이다. 그는 한 때 국내 패키지 시장의 기둥이었던 동서게임채널에서 근무했으며 게임 원화를 직접 그릴 정도로 디자인에 대한 실력도 갖추고 있다. ‘니다온라인’의 프로그래머인 이현식 실장은 ‘광개토대왕’ 등을 개발한 사람이고 3D 그래픽 담당인 신민규씨는 이들과 함께 4년 전부터 손발을 맞춘 관계다. 이들이 뭉친 계기를 그들의 말로 표현하자면 ‘너무 아쉬워서’였다.
정 사장은 동서게임채널을 그만두고 외주업체를 만들어 여러 게임의 일부분을 담당하면서 소규모 작업장을 이끌었는데 IMF가 터지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극에 달하자 팀을 해산했다. 모두가 멍하던 시기에 이 실장은 직접 만든 게임 기획서를 정사장에게 보여줬고 신씨가 어깨 너머로 훔쳐봤다. 그것이 이들 3인방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니다온라인’의 게임 기획서를 보면서 이대로 묵히기에는 아깝고 저희들의 관계도 너무 아쉬웠습니다. 이름 석자 제대로 올리고 싶은 게임, 우리의 진정한 목소리를 담은 게임을 만들어 세상에 외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작년 5월부터 니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개발에 착수했죠.”
# 달을 가르키면 손가락만 보더라
게임 개발에 있어 현재 가장 어려운 점을 물어봤다. 당연히 적은 인원과 열악한 환경, 자본금에 대한 얘기가 나오리라 예상했으나 정사장은 전혀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보시면 알겠지만 저희 게임은 3명이 만들었다고 보기엔 믿기 힘들 정도의 퀄리티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국내 퍼블리셔 관계자들이 많이 왔다갔습니다. 그런데 한결같이 어떻게 이런 환경에서 게임을 개발하냐는 둥 3명이서 뭘 할 수 있겠냐는 둥 겉모습만 보고 돌아가더라고요. 게임은 힐끗 쳐다볼 뿐이었어요.”
매우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그가 개발을 시작했던 시절에는 다락방이나 창고에서 라면과 꿈만 먹으며 살았던 시대였고 그런 고생과 환경을 대부분 인정해줬으며 아무도 문제삼지 않았다. 열악한 환경은 전혀 문제가 아니였고 오히려 헝그리 정신을 높이 사던 때였다. 니다엔터테인먼트가 자리한 곳도 8평 내외의 가정집에 책상과 컴퓨터만 달랑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게임 업체들은 대형화됐고 MMORPG라면 수십 명의 인원과 충분한 자금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어느새 자리잡았다.
정사장의 고충이 바로 그거였다. 열악한 환경이 악재로 작용해 신용을 주지 못하고 오픈 베타 테스트나 할 수 있을까하는 의심을 많이 하면서 돌아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만든 프로세서만 봐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을 텐데 게임보다 외적인 부분에서 점수를 따야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니다엔터테인먼트는 6개월 후 ‘니다온라인’의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게임 전반적인 그래픽과 디자인, 특수 효과 등을 모두 다시 작업할 생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유저들의 호응에 보답하기를 원한다. 수십 억원을 쓰고 몇 십명이 달라 붙어 만든 게임보다 훨씬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받겠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순수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연립주택의 반지하에 작업장을 마련했지만 그들은 게임 시장의 순수한 3인의 특공대였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