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이른 아침.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안양천 조깅코스에 간단한 런닝차림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바로 온라인게임 ‘프리스톤테일’ 서비스사인 프리스톤(대표 정교민)과 하나사랑회가 소년소녀 가장과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마련한 ‘2004 프리스톤테일 마라톤’이 개최되는 날이기 때문이었다.
색색의 풍선과 깃발이 나부끼던 대회장은 한바탕 축제 분위기였다. 대회의 서막은 가수 ‘서희’가 열었다. 대회 참석자들은 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잠시 잊은 채 서희의 공연에 매료돼 손뼉을 치며 흥에 겨워 했다. 축하공연 이후에는 흥겨운 음악에 맞춘 에어로빅 이벤트가 열리기도 했다. 마라톤에 앞서 가벼운 몸풀기를 하자는 취지였지만 대회 참가자들에게는 마냥 즐거운 시간이었다.
# 신애와 함께 달린 5㎞
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방송이 들리지 모두 출발선에 서서 준비에 들어갔다. 마라톤 구간은 총 5㎞. 아직 가을정취가 남아있는 안양천변의 조깅 코스를 따라 이어지는 코스인데다 거리도 길지 않아 큰 부담은 없다. 마라톤 참가자는 ‘프리스톤테일’ 유저와 일반인을 합해 총 500여명. 모두가 따뜻한 마음을 간직한 사람들이었다. 진행을 맡은 학생들도 모두 자원봉사자라 대회의 의미가 더욱 빛을 발했다.
하지만 아무리 5㎞에 불과한 짧은 코스라고 해도 대회는 대회. 대회 시작을 알리는 총 소리와 함께 일제히 출발한 참가자들의 표정엔 즐거움과 함게 긴장감도 서려 있었다.
특히 이날 대회에는 ‘프리스톤테일’ 전속 모델인 신애가 참가, 마라톤코스를 함께 달렸다. 신애는 ‘프리스톤테일’ 게이머들과 즐거운 팬미팅을 갖기도 해 함께 달리는 팬들은 마냥 즐겁기만 했다.
이 날의 최고령 참가자는 평소 달리기로 건강을 지키고 있다는 강정옥씨(53). 그녀에게 이날 행사는 힘든 마라톤 대회가 아니라 평소 좋아하는 운동과 사회봉사 활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아주 즐거운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5㎞를 달리는 내내 즐거웠다”며 참가 소감을 밝혔다.
사실 이번 대회는 게임사가 게이머들로부터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의미에서 마련됐다. 그래서 행사도 사회봉사 단체인 하나사랑회와 함께 했다. 성금과 대회수익은 전액 하나사랑회를 통해 소년소녀 가장과 결식 아동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대회에 참가한 진행요원도 모두 자원봉사자들로 이루어져 대회장은 한층 활기가 넘쳤다. 서울 강신중학교에 재학중인 한 자원봉사자는 “좋은 기회로 봉사활동을 하게 되어 보람이 크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프리스톤테일’과 많은 사람들도 알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 남녀부 우승자 ‘뜻깊은 대회 동참’이 가장 기뻐
이번 대회 남녀부 우승자들도 하나같이 “이런 뜻깊은 대회에서 우승하게돼 더욱 기쁘다”며 우승여부 보다는 대회의 취지가 더욱 맘에 든다는 내용의 소감을 밝혔다. 특히 회사 마라톤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참가했다가 우승의 영광을 안은 여흥구씨(28세)는 “뜻깊은 대회에서 우승해 더욱 기쁘다”고 강조했다.
또 여자부에서 4위로 골인한 홍영신씨(43세)는 “평소에 하루 2시간씩 꾸준히 달리기 연습을 한 덕분에 이번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할 수 있었다”고 기뻐하며 이번 프테 마라톤 대회의 취지를 칭찬하기에 바빴다.
물론 이번 마라톤대회의 우승은 모두 평소 꾸준히 달리기를 해온 참가자들이 차지했다. 프테 게이머들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그렇지만 실력은 평소에 쌓는 것. 이번 마라톤 대회가 끝난 후 게이머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게임만 즐길 것이 아니라 밖에 나가서 달리거나 최소한 줄넘기라도 하면서 체력을 단련해야겠다”는 의식이 퍼져 나갔다.
이번 마라톤 대회는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는데다 경기침체가 날로 깊어지면서 사회의 온정이 식어간다는 걱정이 앞서고 있는 현실 속에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동시에 게임보다는 건강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밝고 훈훈한 행사로 마감을 했다.
프리스톤의 정교민 사장은 “프테 마라톤이 더불어 사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일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대회의 취지를 설명하고 “앞으로도 프리스톤은 이번 대회처럼 조금이나마 사회에 도움이 되는 행사를 계속해서 마련할 계획”이라는 말로 행사를 마무리 했다.
<김순기기자 김순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