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의 ‘듀얼스크린(DS)’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냄에 따라 콘솔게임기 시장에 2차대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닌텐도는 지난 21일부터 미국 전역에서 DS를 149.99달러의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소니는 이에 뒤질세라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를 12월 12일 일본에서 선보이고 3월 말까지는 미국에서도 판매에 들어갈 예정.
PC월드는 이같은 상황을 두고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PS)으로 콘솔게임기 시장에 진입해 최고의 위치에 올랐던 것처럼 이번에는 PSP로 휴대형 게임기 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풀이했다. 90년대 후반 닌텐도와 세가가 장악하고 있는 콘솔 게임기 시장은 당시 마치 철옹성과 같아 보였다.
하지만 소니는 ‘귀무자’ ‘릿지레이서’ ‘진삼국무쌍’ 등 3D 폴리곤 등을 적용한 획기적인 콘텐츠를 확보해 닌텐도와 세가를 공략했고 결국 2001년 세가가 하드웨어 시장에서 철수하도록 만들었다. 세가는 결국 올해초 파친코 업체인 삼미에 합병된 바 있다.
DS를 살펴 보면 소니의 도전을 맞아 휴대용게임 명가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닌텐도가 얼마나 고심했는지가 역력히 드러난다. DS는 3인치의 LCD 화면 2개가 달려있는데 이중 하나튼 터치스크린이며 마이크로폰까지 내장됐다. 이에 따라 게이머는 컨트롤 패드 이외에 터치스크린과 음성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일례로 닌텐도는 ‘닌텐독(Nintendogs)’이라는 게임을 공개했는데 플레이어는 디지털 개에게 옆으로 구르거나 앉도록 소리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또 개가 명령에 복종하면 플레이어는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머리를 만져주거나 배를 쓰다듬어 줄 수도 있다.
또 하나 주목할만한 점은 무선 랜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2명 또는 그 이상이 게이머들이 30야드 이내의 범위 내에서 임시 네트워크를 만들고 무선 연결을 통해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타이틀에 따라 2명의 게이머가 하나의 게임 카트리지를 공유할 수도 있다. 네트워크 채팅도 지원, DS에 내장된 픽토챗(PictoChat)은 16명까지 무선 네트워크로 그룹토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때 메시지는 스타일러스와 온스크린 키보드를 이용해 입력할 수 있다.
휴대용 게임기 시장 마저 잠식하려는 소니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PSP의 일본 내 판매 가격은 1만9800엔으로 이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것이다. 이같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양은 초호화판이다.
PSP는 4.3인치 디스플레이에 내장 무선 랜 기능을 지원하는데 소니는 PSP의 성능이 PS2와 같다고 공언하고 있다. PSP의 게임은 유니버설미디어디스크(UMD)라는 새로운 포맷으로 나오는데 UMD는 2.4인치의 카트리지 안에 담긴 광디스크로 무려 1.8G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특히 UMD는 게임, 음악, 비디오 콘텐츠를 담을 수 있어 PSP를 게임기 이외의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DS와 PSP를 둘러싼 쟁점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배터리 사용시간. 양사에 따르면 DS는 6~10시간이며 PSP는 4~5시간이지만 실제 사용 시간은 발표된 수치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이머들이 과연 어떤 게임기의 손을 들어줄지 게임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