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스트라이크’의 PC방 과금 문제로 국내 게이머들의 원성을 사 온 미 밸브가 이번에는 ‘하프라이프(HL) 2’ 패키지의 인증 문제 때문에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관련 업계와 게이머들에 따르면 ‘HL2’는 패키지 사용자도 설치는 물론 게임 플레이를 위해서는 매번 스팀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랙이 심해 인증을 받기가 어려워 아예 오프라인 싱글플레이조차 불가능하다는 것.
실제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는 ‘HL2’ 관련 글마다 ‘HL2를 설치하는데 인증받느라 30분 이상이 걸렸다’ ‘패키지 게임을 하는데 인증 때문에 게임이 멎는 것이 말이 돼나’ ‘인터넷에 연결된 사람은 게임 하지 말라는 얘기냐’ 등의 불만에 찬 댓글이 꼬리를 잇고 있다.
더구나 특별판의 경우는 DVD가 없을 경우, 아예 인증이 되지 않아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패키지 유통을 맡고 있는 손오공측에서는 고육지책으로 구매자를 대신해 인증을 받아주고 있다.
게이머들은 또 특별판 패키지 자체의 조악함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4만5000원짜리 특별판 패키지의 CD가 종이 케이스로 포장돼 있고 아트북은 광고용 전단지처럼 엉성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손오공의 이선정 대리는 랙 문제에 대해 “출시한지 얼마 안돼 너무 많은 부하가 걸려서 그런 탓”이라며 “직접 인증 서버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어서 직접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특별판은 직수입한 것이고 외국보다 저렴한 가격을 판매하고 있다”며 “인증 없이도 싱글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프라인 패치를 배포하는 방안에 대해서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밸브사는 ‘카운터스트라이크’에 이어 이번 인증 문제로 국내 게이머들에게 다시 한번 오명을 남기게 됐다. 또 손오공 역시 패키지 유통사여서 직접적인 문제의 책임이 없다고는 하나 손오공이란 이름을 보고 패키지를 구매한 소비자들로부터 도덕적 비난을 피할 길이 없게 됐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