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판중인 불균일한 자성체 나노입자보다 1000배 많은 양의 ‘균일한 나노입자’를 현재 생산가격의 1000분의 1 수준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이에 따라 나노전자소자, 테라비트급 차세대 저장매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형광체,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造影劑) 등 미래기술의 상용화로 가는 길이 보다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택환 서울대 교수(화학공학부)는 28일 값싸고 독성이 없는 금속·계면활성제 착화합물을 서서히 가열한 후 섭씨 300도에서 30분간 추가로 가열, 5시간 만에 12나노미터(1나노=10억분의 1)의 균일한 자성체 산화철 나노입자 40g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원료로 쓴 금속염은 ㎏당 7만원, 계면활성체는 ㎏당 2만원으로 1g의 나노입자를 만드는 데 불과 250원이 들었다. 이는 ㎏당 200만원인 기존 원료(유기금속화합물)를 이용해 생산한 불균일 자성체 산화철 나노입자(g당 10만원), MRI 조영제용 자성체 나노입자(g당 200만원) 등에 비할 때 제조원가가 최고 8000분의 1 가격으로 떨어진 것이다.
현 교수는 “실험조건과 금속염의 종류를 바꾸면 5, 8, 12, 16, 22나노미터 등 다양한 크기와 종류로 균일한 나노입자를 제조할 수 있다”며 “세계에서 이보다 싼 방법으로 나노입자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종합기술원 재료소자연구소의 박완준 박사는 “나노입자를 균일하게 배열하는 것 자체가 난기술”이라며 “비록 실험실 수준이지만 균일한 나노입자를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생산할 방법을 확립함으로써 테라비트급 저장매체로 가는 길이 한층 순탄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성과는 28일 18시(현지시각) 유명 과학저널인 ‘네이처 머티리얼’ 12월호에 게재됐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