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EX, `국제 게임전`으로 거듭난다

올 대회로 막내려...내년 `새옷입고` 부활

28일 KAMEX2004가 열린 코엑스 전시장의 한 부스에서 참관객이 게임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국내 최대규모 게임전시회를 자랑해 온 ‘대한민국게임대전(KAMEX)2004’가 28일 폐막과 함께 규모와 질적 성장을 위해 변신하게 되면서 내년부터 바톤을 잇게 될 ‘대한민국게임쇼’(가칭)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95년 ‘어뮤즈월드쇼’를 모태로 출범한 KAMEX는 그동안 규모 면에서 세계수준에 결코 뒤지지 않는 국내 최대 게임쇼로 자리매김해 왔다. 또 콘퍼런스나 엔터테인먼트 취향의 각종 이벤트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함께 열려 단순한 전시회가 아닌 게임업계 최고의 축제임을 그 명성으로 증명해 보였다.

 그러나 KAMEX는 이러한 외형과 달리 게임강국으로 급부상한 한국의 위상을 적절하게 대변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최근 들어 출품업체 면모나 출품작 등에서 세계 3대 게임쇼로 평가돼온 미국의 E3, 일본의 도쿄게임쇼, 영국의 ECTS 등에 못 미친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동안 KAMEX를 주관해 온 한국게임제작협회가 지난 4월 게임단체 통합을 기치로 내건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출범으로 위상이 축소된 것도 국제규모의 새 전시회 창설을 재촉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KAMEX2004 폐막과 함께 내년 11월 경기도 일산의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창설되는 ‘대한민국게임쇼’에 대한 적지 않은 기대감을 걸고 있다. 백일승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국내 게임업체들은 우수한 기술력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1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게임산업을 세계적인 문화산업으로 발전시켰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에서 개최된 여러 전시회는 게임산업 발전에 걸맞은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게임산업이 그동안의 고성장세를 유지하며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해줄 국제규모의 대형 통합 전시회가 필요하다는 지적인 셈이다.

 김용삼 문화관광부 게임음반과장도 “우리나라에서도 비약적으로 성장한 산업규모에 걸맞게 E3, 도쿄게임쇼, ECTS에 견줄 만한 국제규모의 게임전시회가 필요하다”며 “‘대한민국게임쇼’는 기존 중소형 게임전시회를 통합,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게임강국의 위상에 걸맞은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4일 문화부와 정보통신부의 국장급 정책협의회에서 창설이 합의된 ‘대한민국게임쇼’의 골격과 운영방향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본지 11월 25일 2면 참조

 ‘대한민국 게임쇼’의 창설은 특히 최근 잇따라 열린 중국의 게임전시회들이 대형화·국제화되고 있는 시점에 결정됐다는 점에서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지난 10월 상하이에서 열린 ‘차이나조이’의 경우 지난해까지 그저 평범한 중소규모 행사였지만 올해에는 소니·일렉트릭아츠(EA)·유비소프트를 포함해 전세계 100여 유명 게임업체가 대거 참여, 단숨에 국제적 게임쇼의 위상을 확보하며 한국을 위협했다. 우리나라 게임업계가 더는 팔짱을 끼고 있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한편 지난 25일부터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45개 기업·기관·단체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KAMEX2004에는 10만명 이상의 관객이 몰려 마지막을 성대하게 장식했다.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온 100여명의 해외바이어도 국산 게임의 수입을 타진하며 활발한 상담을 벌였다.

 마지막 행사를 주관한 김정률 한국게임제작협회장(그라비비 회장)은 “KAMEX는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게임산업발전과 궤를 같이한 역사적인 행사였다”며 “다행히 이런 전통이 ‘대한민국게임쇼’의 모태가 돼 거듭날 것이라는 점에서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